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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1993년생, 올해로 스무 살이 된 '소녀 디바' 아이유의 파워는 대단했다.
아이유는 3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첫 전국투어 단독콘서트 '리얼 판타지(Real Fantasy)'를 열었다. 2일부터 이어진 이번 콘서트에서 아이유는 8000여 명의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콘서트 '리얼 판타지'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콘셉트 아래 아이유가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들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특히 대규모 공연장에서 화려한 조명과 영상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극장형 공연장에서 관객들과의 거리를 좁힌 채 아이유와 관객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룹 2AM, 힙합듀오 리쌍, 가수 이적, 이승기, 라디, 개그맨 허경환, 축구선수 박지성 등이 이번 콘서트의 게스트 또는 관객으로 찾아 '소녀 디바'의 성대한 첫 콘서트를 축하해줬다.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배경으로 '잔혹동화'가 이날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환상'이란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답게 순식간에 관객을 사로잡았고, 이어 아이유는 히트곡 '너랑 나'를 통해 평화의전당을 아이유의 '환상' 속으로 빠뜨렸다.
'에브리싱스 올라잇(Everything's Alright)'을 마친 뒤 아이유는 관객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건네며 "어제보다 여자 팬들이 많아서 좋네요. 어제는 첫 곡을 부르러 내려오면서 놀랐어요. 여자 팬들이 많이 와서 좋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잠자는 숲 속의 왕자' 때는 아이유가 무대 한 가운데에서 잠든 왕자 복장을 한 댄서와 키스하는 듯한 퍼포먼스를 했고, 이 모습이 실루엣으로 비쳤을 뿐인데도 객석에선 남성 팬들의 질투 가득한 함성이 쏟아졌다. 스무 살 아이유의 설렘이 담긴 자작곡 '복숭아'를 부르면서 아이유는 "나랑 결혼할 사람? 같이 불러요"라고 외쳐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특별 이벤트도 준비한 아이유는 관객과의 전화 연결을 하겠다더니, 절친인 배우 유인나와 깜짝 전화 연결을 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아이유는 제이슨 므라즈 공연을 보겠다는 여자친구 때문에 자신의 콘서트에 못 왔다는 한 남성 팬과 전화 연결을 했고, 이 남성 팬은 아이유와의 전화 통화에 들뜬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다음 무대는 아이유가 자신의 부모님에게 전하는 노래들로 채워졌다.
아이유는 "아빠께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세요. 저도 아빠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아빠가 이 노래를 눈 감고 부르실 때면 정말 멋있어 보였습니다"라며 가수 최백호의 '낭만의 대하여'를 구성진 목소리로 객석의 아버지를 향해 불러 보였다. 이어 부모의 옛 사진을 화면에 띄운 아이유는 왁스의 '황혼의 문턱'을 부르며 "아무도 닮지 않은 목소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 서로 사랑해주세요"라고 전하기도 했다.
자신을 처음으로 대중에 알린 노래 '미아'는 붉은 조명 아래 음산한 록 버전으로 꾸몄고, '티처(Teacher)'는 가수 라디와 함께 흥겨운 분위기로 연출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았다. 평소 사용하는 핸드 마이크 대신 헤드셋을 착용한 아이유는 "팬들이 마이크 놓고 양손으로 춤 추는 걸 보고 싶다길래 준비했어요"라며 '하루 끝'과 '러브 어택(Love Attack)', '마쉬멜로우'를 열정적인 댄스를 섞어 선보여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삼촌팬들을 위한 노래 '삼촌' 때는 개그맨 허경환이 등장해 아이유를 향한 삼촌팬들의 사랑을 코믹한 퍼포먼스로 대신 표현했다. 또 공연장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돼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해 특별히 '포토 타임'까지 마련해 '연예인 포즈'를 취해주며 팬들이 마음껏 자신의 사진을 촬영하도록 배려했다.
'있잖아'를 부르며 관객들을 모두 자리에서 일으켜 세운 아이유는 히트곡 '좋은 날'의 3단 고음으로 노래 뿐 아니라 콘서트의 분위기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좋은 날' 때는 전 관객이 노래를 따라 불렀는데, 남성 팬들의 굵직한 노랫소리에 아이유도 웃음을 피식 흘리기도 했다.
콘서트는 막바지에 이르렀고, 오케스트라의 깊은 울림이 매력적인 노래 '나만 몰랐던 이야기'와 '라스트 판타지(Last Fantasy)'를 부른 후 커튼 뒤로 사라지던 아이유는 관객들에게 앙코르를 크게 외쳐달라는 귀여운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서울 콘서트를 마친 아이유는 9~10일 울산 KBS홀, 16일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30일~7월 1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 7월 7~8일 부산 KBS홀, 7월 14~15일 천마아트센터에서 전국투어의 열기를 이어간다.
[첫 단독콘서트를 가진 가수 아이유. 사진 = 로엔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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