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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한지민, "박하가 조선으로 가는 결말, 어때요?" (인터뷰①)

시간2012-06-05 09:40:01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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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배우 한지민은 지난달 24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타임슬립을 표방한 '옥탑방 왕세자'에서 한지민은 조선 세자빈의 동생 부용과 현대의 박하 1인 2역을 연기했다. 그녀가 있어 극 초반 300년 전 조선에서 온 왕세자 이각(박유천) 일행의 좌충우돌 서울 적응기가 더 사랑스러울 수 있었고, 이각과의 애틋한 로맨스가 가능했다. 특히 한지민은 마지막회에서 왕세자를 사랑해 대신 죽는 비운의 부용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최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한지민은 드라마의 여운을 가지고 있었다. 연이은 밤샘촬영 등 빡빡했던 촬영일정에서 꿀맛같은 휴식을 갖게 된 그녀였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침만 되면 눈을 떴고 공허함을 느꼈다.

"집에만 있으니 이상해요. 오전 7시부터 눈이 확 떠지는게 직업병인 것 같아요. 마지막 신을 찍었지만 속이 시원하지 않고 여운이 남았어요. 부용이 슬프게 죽는 신을 찍고 너무 많이 울었던 기억이에요."

"박하가 이각의 손을 잡고 같이 조선으로 가는 결말, 어때요?"

'옥탑방 왕세자'의 결말은 박하와 용태용(박유천)의 만남이 그려지며 열린 결말을 전했다. 이각은 조선으로 돌아갔지만 홀로 남은 박하의 앞에는 그의 환생 용태용이 나타났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용태용과 맞잡은 박하의 눈에는 곤룡포를 입은 이각의 모습이 보였다. 한지민이 보는 결말은 어땠을까.

"결말에 대해 많은 생각이 있었지만 전부 개인적인 바람이었던 것 같아요. 박하가 용태용과 손을 맞잡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서로에 대한 끌림을 느낀 듯 해요. 본능적으로 서로에 대해 느낌으로 알 수 있었던거죠. 영혼에 대한 부분이 그런 것 아닐까요. 용태용과 방금 만난 사이이지만 이각을 생각하며 오래 전부터 사랑한 느낌을 받는 것 아니었을까요."

극중 박하의 사랑을 설명하는 한지민은 이각과 박하의 사랑에 대해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운명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분명한 주관을 드러냈다.

"나도 모르는 운명은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만나서 대화하는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큰 운명같은 일이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박하가 이각이 아니고 용태용만 만났다면 운명적 사랑을 못 느꼈겠죠. 운명은 티는 안나더라도 인생에서 자연스럽게 묻어있는 것 같아요."

결말에 대해 만족감과 상상력을 말하고 있는 그녀에게 '다른 결말이 있었다면 무엇이었을까'라는 돌발질문을 했다. 한지민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환한 얼굴로 미리 생각해뒀던 결말을 말했다.

"이각이 없어지기 전 박하가 그의 손을 다시 잡는거죠. 그러면 이각과 박하가 함께 조선으로 가겠죠? 이번에는 반대로 제가 조선에 가서 적응을 못하는 거에요(웃음).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왜 이각의 손을 놓았을까 너무 아쉬웠어요. 이각의 손을 꼭 잡고 있으면 같이 조선에 가지 않았을까요? 물론 박하가 조신하지 못하니까 조선에서 혼 많이 났을 거에요. 이각이 엄청 구박했겠죠."

"박하, 부용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인터뷰 도중 한지민은 마지막회만큼 19회에 애틋하게 진행된 키스신을 기억했다. 당시 키스신은 이각과 박하의 사랑을 확인하는 동시에 조선으로 돌아가는 이각과의 마지막 애정표현이었다. 그만큼 키스신은 애틋했고 슬펐다.

"그 키스신을 찍으면서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났어요. 저는 한번 울면 기운이 빠지고 눈물이 다시 안나는데 그때는 계속해서 눈물이 났어요. 이각이 없어지는 신이어서 제일 중요하고 마음 아픈 신이라서 그런 것 같았어요. 박유천씨는 없어지지 않고 옆에서 보고있었지만 진짜 이각이 없어진 것 처럼 펑펑 울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박유천씨, 스태프들도 다 같이 울었어요. 키스신 하면서 많은 것들이 신경쓰이기 마련인데 턱이 많이 떨려서 혼났어요."

키스신만큼 한지민의 마지막 모습은 시청자들을 많이 울렸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사랑하는 이각을 살리고자 독이 묻은 곶감을 먹는 부용의 모습은 슬픔 그 자체였다.

"표정이 눈으로 밖에 안보여서 부용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힘들었어요. 찍으면서 부용이의 감정이 전달돼 정말 슬펐어요. 독이 묻은 곶감을 하나하나 먹는데 얼마나 겁이 낫겠어요. 아닌 척 울 수도 없고 애리는 감정이 들었어요. 이후에 연못에 빠져 자살하는 신에서는 두 번째 폭풍눈물이 흘렀어요. 가짜인데도 불구하고 심장이 그렇게 떨렸는데 부용이는 어땠을까요.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옥탑방 왕세자'의 인기이면에는 한지민의 애틋한 연기와 윤활유 같은 포용력, 박유천의 스타파워 외에도 왕세자 이각의 심복 3인방 도치산(최우식), 송만보(이민호), 우용술(정석원)이 있었다. 이들의 코믹연기는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고 ‘인간비글’ 3인방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탄생시켰다.

"3인방 때문에 정말 많이 웃었어요. 세명 다 에너지가 넘쳐요. 촬영이 없을 때도 같이 아이디어를 내면서 헤어지지 못할 정도였어요. 같이 있으면 가만히 있다가도 웃음이 나고 그래서 감사했어요. 특히 정석원씨 때문에 정말 NG가 많이 났어요. 제가 연기한 작품 중 이렇게 웃음을 못 참아서 방해가 된 적은 처음이이요(웃음). 눈물 흘릴 정도로 웃었어요. 3인방 때문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울음을 안겨준 이각, 박하 커플. 방송 당시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되며 두 사람의 인기를 입증했다. 이들이 촬영현장에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은 큰 관심을 얻었다. 그런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박유천씨와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저는 남녀 배우의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다행이었어요. 박유천씨의 제일 좋은 장점은 열심히 하는 거에요. 본인 컷이 끝나도 계속 대사를 외워요. 특히 아직 연기경험이 많지 않아 연기에 대해 특별한 버릇이 없기 때문에 상황 안에서 능동적으로 바뀌어요. 마치 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죠. 유천씨가 그렇게 하니 제 리액션도 바뀌었어요. 각 신에서 조화를 가장 잘 맞춰줬던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한지민.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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