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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남자 배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에 패하며 런던 올림픽 진출이 사실상 불발됐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예선 3차전서 일본에 2-3(22-25 26-24 20-25 25-19 6-15)으로 졌다. 3연패를 기록한 한국은 올림픽 본선 진출의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경기 초반 한국은 강한 서브와 집중력있는 수비로 일본을 위협했다. 대대적인 라인업의 변화도 있었다. 이번 예선전 들어 처음으로 레프트에 전광인과 최홍석이 투입됐다. 주전 라이트 김요한이 빠지고 박철우가 들어갔다. 최홍석은 리시브를, 박철우는 블로킹을 살리는 임무를 맡았다.
첫 세트에서 양 팀은 한두점차 시소게임을 계속해나갔다. 전광인의 연속 블로킹 성공으로 10-8로 리드를 가져갔지만 이내 야마무라 코타에게 서브득점을 허용한 뒤 흔들리며 14-1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분위기를 타자 일본 특유의 악착같은 수비가 살아났다. 조직력이 끈끈해지자 공격도 탄력을 받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한선수와 박철우가 빠지고 권영민과 김요한이 투입됐지만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일본의 에이스 후쿠자와 타츠야의 서브 이후 코타의 다이렉트킬로 20-22로 점수차를 벌린 뒤 결국 1세트는 22-25로 일본에게 아쉽게 내줬다.
2세트에도 피말리는 접전은 계속됐다. 초반 1-4로 점수가 벌어지자 박기원 감독은 전광인 대신 김학민을 투입했다. 일본의 수비망은 대표팀을 점점 조여갔지만 신영석이 번개같은 속공을 잇따라 넣으며 9-9 동점을 만들었다. 한 점 주면 한 점 얻는 식의 팽팽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교체투입된 일본의 백전노장 야마모토 타카히로의 공격 성공으로 결국 24-24 듀스 상황까지 갔다. 대표팀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타카히로의 공격을 김학민이 막아낸 뒤 요네야마 유타의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며 26-24로 2세트는 한국이 따왔다. 이번 예선전에서 두 번째로 딴 세트였다.
방심한 탓인지 대표팀은 3세트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김학민의 시간차가 막히고 박철우의 백어택이 라인을 벗어나며 순식간에 3-7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리시브가 흔들리는 최홍석 대신 전광인이 들어갔지만 한 번 벌어진 격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박철우의 백어택이 허공을 가르면서 16-20으로 끌려간 뒤 김학민의 오픈공격 역시 실패로 돌아가며 20-25를 기록, 3세트는 일본에 빼앗겼다.
하지만 한국은 세터 한선수 대신 권영민을 투입하며 패턴플레이에 변화를 꾀했다.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선규의 서브득점으로 5-2까지 일본을 따돌리며 여유있게 앞서나갔다. 그러나 김학민 서브에 대해 심판의 석연찮은 아웃 판정과 공격범실까지 겹치면서 점수는 순식간에 10-7까지 좁혀졌다. 그때 박철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어렵게 올라온 공도 잘 처리해주며 차근차근 점수를 내줬다. 백어택으로 20-15를 만들어준 뒤 영리한 연타를 성공시켜 25-19로 4세트를 따왔다.
하지만 대표팀은 아쉽게도 5세트 초반 승기를 놓쳤다. 3점 연속으로 점수를 내준 뒤 박철우의 백어택과 김학민의 오픈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며 순식간에 1-6이 됐다. 이미 역전하기엔 너무 벌어진 점수차. 결국 6-15로 5세트를 일본에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박철우(19득점)와 김학민(14득점), 신영석(13득점)이 분전했지만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한 일본의 에이스 레프트 타츠야(21점)를 막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박 감독은 "한일전이라 선수들의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시합을 읽는 눈도 없었고 기복도 심했다"며 일본과의 실력 차이를 인정했다. 본선 진출 가능성에 대해 "희박하다"며 "그래도 자존심을 걸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6일 오후 4시 베네수엘라와 일전을 갖는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푸에르토리코를 3-0(25-20 25-20 25-21)으로, 호주는 이란을 3-1(17-25 25-18 25-18 25-23)로, 세르비아는 중국을 3-0(25-15 25-13 25-21)으로 각각 꺾었다. 세르비아와 호주가 3전 전승을 기록하며 각각 1, 2위를 달리고 있다.
[런던 올림픽 진출이 힘들어진 배구대표팀. 사진 = FIVB 홈페이지]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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