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멜로 영화는 200만 관객만 넘어도 성공했다고 여겨졌다. 그만큼 타 장르에 비해 관객 폭이 좁아 대박 흥행은 어려운 장르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극장가에서 멜로영화 흥행신기록이 깨지면서 멜로도 충분히 흥행장르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올해 상반기 410만 관객을 돌파해 국내 개봉한 멜로 영화 중 최고 흥행을 기록한 '건축학개론'과 뒤이어 6일 300만 관객을 '건축학개론'보다 빠른 속도로 돌파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이들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2~30대 여성 관객에만 국한된 멜로 장르의 문을 열고 남성 관객들과 중년관객들까지 흡입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중 '건축학개론'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첫 사랑이라는 소재에 90년대 시대적, 문화적 감성을 덧입혀 추억마케팅에 성공했다. 주인공 승민 캐릭터를 통해 남성관객들의 지지를 얻어 30~40대 남성관객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교차적 시점에도 중심을 잃지않은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기승전결이 뚜렷한 캐릭터의 변화과정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내 아내의 모든 것' 역시 여성 관객뿐 아니라 남성 관객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건축학개론'과 동일하다. 이선균과 임수정이 7년차 부부의 일상을 실감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나갔으며, 그 과정에서 연애나 결혼을 한 남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을 곳곳에 포진해 공감대를 얻었다. 비교적 젊은 남녀배우들이 출연했음에도 '결혼'과 '부부'라는 소재를 현실적으로 묘사해 중장년층 관객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점도 하나의 흥행요인이 됐다. 여기에 류승룡이 연기한 카사노바 장성기 캐릭터의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는 극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며 지루함을 덜었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빠른 속도의 전개와 예측가능한 결말에도 불구 하나의 점을 향해 달려나가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변화과정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처럼 멜로영화들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멜로도 충분히 흥행장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소재와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으로 보다 폭 넓은 관객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야 할 것이다.
['건축학개론'과 '내 아내의 모든 것' 포스터.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영화사 집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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