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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개그맨 정형돈과 레퍼 데프콘이 가요계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무모하거나 웃길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이들의 성적표는 생각보다 고무적이다. 지난달 29일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는 이들의 노래는 각종 음악사이트의 상위권에 랭크되며 정상급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형돈이와 대준이의 첫 앨범에는 헤어진 남녀의 심리상태를 여과없이 드러낸 타이틀곡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를 비롯해 '올림픽대로' '한심포차' '되냐 안되냐' 등 인트로를 포함해 총 5곡이 수록됐다.
수록곡은 갱스터 힙합이란 다소 무거운 장르를 빌어 대중들에 존재하는 숨겨진 심리를 개그코드에 담았다. 무엇보다 공감을 이끌어 내는 가사들이 압권이다.
특히 정형돈의 개그감각과 데프콘의 음악성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중독되는 멜로디와 가사, 완성도 높은 앨범을 탄생시켰다. 데프콘은 1년이 넘는 기간을 거쳐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고 밝힌 바 있다.
UV는 지난 2010년 4월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총 10장의 싱글앨범을 발매했다. UV는 데뷔 당시 '쿨하지못해 미안해'와 '인천 대공원'을 통해 돌풍을 일으켰다. 유세윤이 가진 특유의 소심한 캐릭터가 대중의 심리를 대변했고 동료 스타들이 참여한 뮤직비디오는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하지만 데뷔싱글 이외의 다른 앨범에는 그렇다 할 변화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신나는 디스코 멜로디를 삽입한 '이태원 프리덤'은 가수 박진영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지만 온전히 UV의 성과라고 보긴 어렵다. 이어 유희열, 정재형과 함께 '후 앰 아이'(Who am I)를 불렀지만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콘셉트로 데뷔앨범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대중은 스타의 의외의 모습과 시도에 찬사와 감탄을 보낸다. 하지만 그 다음은 다르다. 사람들은 자연히 '그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더 큰 기대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콘셉트와 음악코드로는 이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형돈이와 대준이가 발표한 이번 앨범이 대중들의 이목과 관심을 끌기 위한 일회성의 '반짝 변신'이 아니라면 다음 앨범에서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와 음악적 변화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형돈이와 대준이의 첫 정규 앨범 재킷(위)와 UV의 데뷔앨범 재킷 커버. 사진 = 앨범재킷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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