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한 20대 회사원 "좋아하는 멤버 지원위해 8만 원 썼다"
지난 6일, 최근 한 달간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일본 국민아이돌 'AKB48'의 총선거가 막을 내렸다.
앞으로 한 해 동안의 활동을 결정지을 순위를 정하는 이번 총선거에는 총 237명의 AKB와 AKB자매그룹 멤버가 참여했고, 27번째 싱글 수록곡을 부를 64위까지의 순위가 발표됐다.
이날 총선거가 열린 도쿄 부도칸에는 전국에서 약 1만 명의 AKB팬들이 모여들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팬의 순위가 올라가길 간절히 기대하는 팬들은 순위가 차례차례 호명될 때마다 탄성, 혹은 환호를 내질렀다. 멤버가 울면 함께 따라울며, "울지마", "잘했어", "고생많았어"라며 소리 질러 위로한다.
순위에 관해서는 AKB멤버들만큼이나 팬들도 절실하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투표권을 사는 데에 매진한다. AKB 총선거는 한 멤버에 중복투표가 가능한데, 투표권은 CD를 사거나, 온라인상에서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 결국, 투표권을 돈으로 사는 것이 가능한 것. 그러다보니 무리(?)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미에 현에서 부도칸에 온 22세 한 회사원은, 지난 중간개표 속보에서 65위 이하를 기록해 64위까지의 순위에 들지 못한 마쓰이 사키코를 응원한다. 그는 신곡CD 한 장당 부여되는 투표권을 싸게 구입하기 위해 경매 사이트에서 CD를 구입, 총 53만 엔, 우리돈 약 8백만 원을 써서 2,700표를 구했다. 덕분에 마쓰이는 최종적으로 53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아사히 신문의 취재에 "참가형 이벤트에 오면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친근감 비슷한 기분도 생긴다"고 말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멤버 순위가 오르길 바라는 절실함으로, 100만 엔(1,400~1,500만 원 상당)이상을 쓰는 팬들도 개중에는 있다고 한다. 한 팬은 1,700여 장의 CD를 구입해 투표권을 샀다며 인증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1,700여 장을 사려면 200여만 엔 가량이 소요된다. 우리돈 약 3천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경매 사이트에서는 투표권이 1,000장 단위로 십수만 엔의 웃돈이 얹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도쿄에 사는 한 고등학교 3학년 남성은, 투표권을 한 장당 1천 엔꼴로 2장을 팔았다고 한다.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총투표라고 해도, 돈이 있는 사람이 그 멤버를 열심히 지원하면 이기게 만들 수 있다. 더욱 많은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 유리한 '주주 투표'와 같은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선거가 아닌 것이다. 뭐, 아무려면 어떤가"
표를 돈 주고 살 수 있는 지극히 자본주의적 원리에 충실한 AKB선거.
지난 5일, "6일 열리는 AKB48 총선거가 장안의 화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AKB소속사 측이) 꽤 좋은 장사를 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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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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