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그야말로 한 이닝을 지배했다.
SK 김재현이 깜짝 활약을 선보이며 팀 승리에 큰 공헌을 세웠다. 김재현은 1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 대수비로 출장, 8회초 수비와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SK는 김재현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에 11-3으로 대승을 거뒀다.
올시즌 초반 1군에서 대주자 전문으로 활약했던 김재현은 지난 5월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퓨처스(2군) 리그에서 머물던 김재현은 지난 7일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1군 등록 3일만에 팀 승리 주역이 됐다. 이날 김재현은 안치용을 대신해 7회부터 좌익수로 들어갔다. 김재현의 활약이 빛나기 시작한 때는 8회.
7회까지 6-2로 앞섰던 SK는 8회들어 위기를 맞았다. 2사 만루 상황. 최영필이 던진 공을 삼성 배영섭이 마음껏 스윙했다. 타구는 좌측 담장 방향으로 흘렀다. 홈런성 타구. 만약 홈런이 된다면 6-6이 되며 삼성으로서는 전날에 이어 극적인 역전승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이에 맞춰 좌익수 김재현도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점프를 했다. 이후 김재현이 넘어졌고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잠시 후 SK 응원석에서 환호성이 흘렀다. 김재현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홈런이 될 수도 있었으며 김재현이 공을 잡지 못했을 경우 최소한 2타점 이상의 장타가 될 수 있었지만 이는 좌익수 뜬공이 됐다.
김재현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재현은 8회말 1사 이후 팬들의 환호성 속에 타석에 들어섰다. 대주자, 대수비에서 알 수 있듯 김재현은 타격에는 커다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전까지 타율 .188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차우찬의 공을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를 때렸다. 이어 도루까지 성공. 이후 박정권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았다. 그야말로 8회를 지배한 것이다. 비록 이후 정근우의 만루홈런이 터지며 관심이 줄어들었지만 이날 팀 승리에 결정적 공헌을 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재현은 8회 호수비에 이어 안타, 도루까지 기록하자 얼굴에 해맑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김재현은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이 돼서 기분이 좋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가 했던 상상이란 넘어가는 홈런 타구를 걷어내는 것. 그는 "그동안 홈런 타구를 펜스를 넘으면서 잡는 것을 상상한 적이 많았다. 처음에는 타구가 오는 순간 넘어간다고 생각했는데 한 번 상상했던 것처럼 해보자고 생각하고 시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더 캐치'를 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손으로 'V'자를 한 것에 대해서는 "마침 동갑 친구인 (김)성현이가 있어서 그렇게 했다"고 웃어 보였다.
김재현은 "2군에 내려갔다온 뒤 마음이 편해졌다"며 "그동안은 '못해서 2군으로 내려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한 번 내려갔다오니 마음이 편하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만수 감독도 "김재현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고 그의 수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회초 수비와 공격에서 맹활약한 SK 김재현.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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