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김민성의 스타★필(feel)]
센스있다! 소지섭 무결점 연기 ‘유령’
어떤 옷을 입어도, 심지어 탈의해도 옷태가 나서 ‘소간지’로 불리던 소지섭이 제대로 ‘수트발’을 세웠다. 새로 시작된 SBS 수목드라마 ‘유령’에서 엘리트 사이버 수사관으로 등장해 반듯한 정장 차림으로 살벌한 범죄 현장을 누비고 있다. 무엇보다 특유의 눈빛 연기로 강렬, 진지, 애틋, 유쾌 등 폭넓은 감정선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소지섭은 엘리트 형사에서 천재 해커로 ‘페이스오프’한 1인 2역을 맡아야 했기에 부담이 더욱 컸다. 같은 얼굴로 두 인물을 연기했기에 자칫 과할 수 있지만 절제된 카리스마로 몰입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수트 정석과 연기 정석을 모두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1977년생 올해 36살이 된 소지섭의 데뷔는 1996년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이었다. 원래
수구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그만둔 후 모델로 활동하다 연기에 입문했기에 처음에 어려움도 많았다. 1997년 ‘모델’, 1999년 ‘미우나 고우나’, 2000년 ‘왕룽의 대지’, 2001년 ‘맛있는 청혼’, 2002년 ‘유리구두’, 2003년 ‘천년지애’ 등에 연이어 출연했으나, 큰 존재감 없이 묻히고 말았다.
그가 주목받은 것은 2004년 하지원, 조인성과 함께 출연한 ‘발리에서 생긴 일’이었다. 옛사랑의 상처와 가난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 무뚝뚝한 강인욱 역할을 철없지만, 사랑에 맹목적인 광기를 드러내는 정재민(조인성)과 상반된 매력을 선보였다. 그해 임수정과 출연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서 생모에게 버림받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비극적인 주인공 차무혁 역을 맡아 거칠다 못해 무식해 보이는 남자의 순애보를 제대로 그려 많은 미사 폐인을 양산했다.그리고 공익근무의 공백을 거쳐 2008년 영화 ‘영화는 영화다’에서는 배우보다 더 배우 같은 조폭 두목을 맡아 실제 싸움을 방불케 하는 리얼 액션을 선보이며 야수 같은 매력을 드러낸다. 이 작품으로 데뷔 12년 만에 청룡영화제,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 등의 신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소지섭의 가장 큰 무기는 전형적인 미남형이 아니라는 데 있다. 수영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과는 상반되는 처진 듯한 작고 깊은 눈과 고집스러워 보이는 입매는 다소 무겁고 섬세한 캐릭터에 잘 맞는다. 그러기에 우수한 젖은 눈빛, 쓸쓸한 표정을 지닌 복잡다단한 인물을 맡으면 제대로 빛이 난다. 이번 작품 또한 ‘가짜 우현’과 ‘천재 해커 하데스’의 이중생활을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상황에 맞게 ‘센스 있게’ 확확 변하는 소지섭의 연기가 가장 빛나고 있다.
데뷔 초 쌍꺼풀 짙은 미남들이 득세(?)하던 시절이라 다소 서러움을 받았다는 소지섭. 다양한 연기변신이 최고인 헐리우드 배우 에드워드 노튼을 좋아한다는 그는 16년간 여러 작품을 거치면 켜켜이 쌓은 연기내공이 더해져 ‘유령’을 통해 제대로 연기 포텐이 터진 것이다.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유령’의 스토리와 함께 그의 무결점 연기력이 더욱 기대된다.
['유령' '발리에서 생긴 일'에 출연한 소지섭. 사진 = SBS 제공]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