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가 플랜 B를 준비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지던 롯데의 부상 릴레이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롯데는 지난 9일 부산 KIA전을 앞두고 4번타자 홍성흔과 수비의 핵 문규현을 1군에서 제외했다. 홍성흔은 7일 대전 한화전서 스윙을 하다가 11번 늑골에 미세한 골절을 입었다. 4월 말 다리 부상으로 열흘간 2군에 다녀왔던 문규현은 가랫톳 부분 파열과 늑골 통증이 겹쳐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홍성흔은 이대호가 떠난 뒤 4번 타순에서 타율 0.307, 6홈런 36타점으로 중심타자다운 역할을 했다. 시즌 초반 잘 맞다가 5월 중순까지 슬럼프를 겪었으나 이내 불꽃 타격을 선보이며 팀을 부진의 늪에서 건져냈다. 그러나 5월 말 등 근육 통증으로 몇 차례 결장하더니 이젠 아예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게 됐고, 양승호 감독은 지난 9일과 10일 부산 KIA전서 4번 타순에 강민호를 집어넣었다.
강민호는 4번 타순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2경기서 8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이전까지 6월 6경기서 19타수 8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 슬럼프에 빠졌다고 보기엔 이르다. 문규현의 빈자리엔 신인 신본기가 투입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심타선 혹은 중심 타선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오던 박종윤도 9일 경기서 무릎에 타박상을 입어 10일 경기서 결장했다. 박종윤도 최근 5경기서 16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롯데는 조성환을 1루에 넣는 대신 5월 중순 맹타를 휘두르던 박준서를 2루에 기용했다. 박준서는 때마침 최근 2경기서 8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신본기는 최근 2경기서 무안타에 그쳤지만, 수비에서는 제 몫을 해냈다. 그리 큰 부상이 아닌 박종윤이 돌아올 경우 타순과 수비 포지션의 다양한 조합도 기대된다.
롯데는 12일 현재 선두 SK에 고작 2경기 뒤지고 있다. 부상 선수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상위권에 버티는 힘은 제법 좋다. 이미 최대성과 고원준의 공백을 나머지 투수들의 십시일반의 힘으로 메워내고 있다. 특히 이명우와 김성배의 호투가 쏠쏠하다. 롯데는 늘 확고한 주전들에 비해 백업 멤버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 시즌을 계기로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홍성흔과 문규현은 롯데 공수의 핵심이다. 하지만, 둘의 공백이 생긴 지금이 기회다. 롯데 선수들은 주전들의 연쇄 이탈로 위기의식이 있다. 플랜 B 가동 결과가 좋다면, 기존 주전들이 돌아온 뒤 시너지효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백업 멤버들은 희망을 가질 것이고, 주전 선수들은 정신 재무장을 할 수 있다. 롯데는 금주 주중 하향세를 타고 있는 두산과의 홈 3연전을 넘기면 넥센-SK-LG 등 수도권 팀들을 상대로 마의 원정 9연전에 돌입한다. 이 운명의 12연전서 플렌 B 가동 성적표가 드러날 것이다.
[롯데 4번 타자 홍성흔(왼쪽)과 홍성흔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강민호(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