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단기전에서만 미친 선수가 필요한 게 아니다.
삼성이 본격 여름 승부인 6월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고전 중이다. 지난주 5할에서 처음으로 +1승을 일궈냈지만, 주말 선두 SK와의 3연전서 1승 2패로 패퇴하며 다시 승과 패의 차이가 -1이 됐다. 삼성은 여전히 상위팀들을 겨냥하는 추격자다. 이제는 단기전처럼 팀 분위기와 순위 싸움 흐름을 바꿔놓는 크레이지 맨이 필요하다.
삼성은 지난해 5월 31일까지 25승 20패 3무로 선두 SK에 3.5경기 뒤졌다. 그러나 6~8월 3개월 동안 39승 23패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초여름 KIA가 초강세를 보였고, 후반기에 롯데가 급격한 상승세를 탔지만, 삼성처럼 꾸준하면서도 폭발적인 페이스에 미치지는 못했다. 삼성이 당시 선두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물론 투타조화였지만, 갑작스러운 크레이지 맨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실제 삼성은 당시 선발진이 타선을 압도하면서 경기 흐름을 잡았고, 철벽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리드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윤성환이 이 기간 7승 2패 평균자책점 3.17, 매티스가 4승 평균자책점 1.09, 저마노가 2승 1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분전했고, 불펜에서는 안지만이 8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1.96, 정현욱이 3승 9홀드 평균자책점 0.87, 권혁이 1승 1패 7홀드 평균자책점 3.04을 기록했고 오승환은 23세이브를 쌓는 동안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타선은 뒤지던 상황에서 경기 종반 승부를 뒤집은 경우가 허다했다. 이 기간 최형우가 타율 0.339 13홈런 52타점, 박석민이 타율 0.305 9홈런 35타점, 강봉규가 타율 0.310, 김상수가 타율 0.326에 배영섭(0.280), 진갑용(0.276)이 뒤를 받쳤다. 너나 할 것 없이 매일 크레이지 맨이 바뀌었다.
삼성은 현재 또 다른 터닝포인트의 기로에 있다. 타선은 시즌 초반에 비해 서서히 집중력이 붙고 있지만, 그간 잘해주던 선발진이 다소 내리막을 타고 있다. 에이스 윤성환이 허벅지 햄스트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차우찬은 불펜에서 구위 조정기를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하다. 반면 시즌 초반 부침을 겪은 불펜은 권혁, 권오준, 안지만이 동시에 복귀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확실한 건 타선-선발-불펜의 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크레이지 맨의 존재는 이럴 때 필요하다. 불안정한 상황에서 누군가 미쳐줄 때 조금 불안했던 부분의 선수들도 힘을 낼 수 있다. 그게 팀 스포츠 야구다. 삼성은 절대 우승전력이 아니라던 지난해 여름에 그걸 증명했고, 가깝게는 지난 9일 인천 SK전 9회초 2-4로 뒤지던 경기서 집중력 있게 무사 1,2루 찬스 만들기에 성공한 다음 손주인의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와 김상수의 기습번트 안타 등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단 1경기였지만, 2011년 한창 잘 나갈 때의 모습과 흡사했다. ‘추격자’ 삼성이 디펜딩챔피언다운 면모를 회복하려면 이런 경기를 더 많이 해야 한다.
[9일 손주인의 깜짝 활약에 반색하는 삼성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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