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토종 에이스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12일 현재 투수 부문 주요 순위를 살펴보면 각팀 토종 에이스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다승 부문에서는 장원삼(삼성)이 6승을 따냈지만, 그 외 10위권 내에서 명함을 내밀고 있는 토종 에이스는 송승준(롯데)의 4승에 불과하다. 사실 송승준도 시즌 2달이 지난 현재 4승이란 건 썩 뛰어난 성적은 아니다. 기복이 있다. 평균자책점 4.31도 만족스럽지 못한 수치다.
나머지 에이스들은 더 심각하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단 2승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은 2.76이지만, 야수들의 극심한 수비 난조와 뒷문 불안, 타선의 빈약한 지원이 겹쳐 데뷔 후 최악의 승수 쌓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불운과 부상에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한 지난해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이다. 급기야 최근 등 근육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해 16승 평균자책점 3.13으로 두산 토종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선우도 올해는 2승 2패 평균자책점 6,67에 불과하다. 아픈 곳이 있는 건 아닌데 자꾸만 볼이 맞아나가고 있다. 두산은 니퍼트와 이용찬이 맹활약하며 선발 왕국을 건설했지만, 투수조 맏형의 부진에 김진욱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IA 에이스 윤석민도 시간이 지날수록 안 풀리는 케이스다. 지난해 투수 3관왕을 따내던 윤석민은 12일 현재 평균자책점은 3.19로 빼어나다. 하지만, 승리는 3번에 불과하고 5월 17일 대구 삼성전부터 부진-호투-부진-호투-부진의 기복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부산 롯데전서도 3이닝 5실점하며 2010년 사구 사건을 겪었던 부산에서의 악몽을 떨쳐내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도 믿었던 에이스 차우찬이 부진하다. 차우찬은 올 시즌 1승 3패 평균자책점 9.69로 에이스라 하기에는 부족하다. 특히 홈런을 7개나 맞았는데 11일 인천 SK전서 정근우에게 맞은 홈런 포함 3개의 만루 홈런을 맞았다. 한 차례 2군에서 조정기를 겪은 뒤 돌아온 뒤로는 구위가 좋아졌다는 평가이지만, 여전히 한창 좋았던 2010년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실질적 에이스 역할을 해오던 윤성환도 햄스트링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SK 에이스 김광현은 개점 휴업하다 이제 막 올 시즌을 출발했다. 2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90으로 쾌조의 출발을 했지만, 두 경기 모두 5이닝만을 소화했다. 토종 에이스 수난 시대에 이름을 올릴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 예전처럼 1경기를 압도할 수준은 아니고 부상으로 결장한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에이스로서 제 몫을 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12일 현재 실질적 투수 평가 잣대 중 하나인 평균자책점 부문 순위를 보면 류현진과 윤석민이 겨우 5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려놓았지만,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 3위 이용찬(두산, 2.64)과 9위 서재응(KIA, 3.13)이 겨우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파 에이스들의 집단 부진 및 불운 속 평균자책점 10걸 중 6명이 용병들이다. 다승 5걸도 용병이 4자리나 차지하고 있다. 용병 에이스들의 전성시대는 다른 말로 토종 에이스들의 수난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류현진, 윤석민, 김선우, 송승준, 윤성환, 차우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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