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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무결점 스트라이커’ 셰브첸코(36·디나모 키예프)가 우크라이나의 역사적인 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 첫 승리를 이끌었다.
우크라이나는 12일 오전(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2 D조 1차전에서 스웨덴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브라히모비치(AC밀란)에 선제골을 내준 우크라이나는 셰브첸코가 두 골을 넣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승점 3점을 얻은 개최국 우크라이나는 같은 날 1-1로 비긴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제치고 조 선두에 올라섰다.
폴란드와 함께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첫 유로 본선 무대를 밟은 우크라이나의 공격 선봉은 ‘노장’ 셰브첸코였다. 2004년 유럽최우수선수(발롱도르) 수상자인 그는 이날 혼자서 두 골을 터트리며 조국 우크라이나에 짜릿한 역전승을 선사했다.
당초 우크라이나의 최전방은 ‘제2의 셰브첸코’로 불리는 밀레프스키(디나모 키예프)가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블로힌 감독의 선택은 셰브첸코였다. 이날 셰브첸코는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보로닌(디나모 모스크바)와 함께 스웬덴의 수비를 붕괴시켰다.
전반전에 셰브첸코의 움직임은 다소 경직돼 보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공격수지만, 조국에서 열린 첫 유로 대회에 선 그의 발놀림은 조금 무겁게 느껴졌다. 전반 24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때린 슈팅이 빗맞았고 38분의 왼발 슈팅도 반 박자 느렸다. 세월 앞에 그의 ‘원샷원킬’도 사라진 듯 했다.
하지만 클래스는 영원했다. 선제골을 내준 상황에서 셰브첸코는 곧바로 동물적인 헤딩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수비수보다 먼저 볼의 방향을 읽은 그의 득점 본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두 번째 골은 더 멋졌다. 코너킥이 가까운 쪽 포스트로 향하자 쇄도하며 볼의 방향을 절묘하게 틀었고, 그의 머리를 떠난 볼은 스웨덴의 골망을 흔들었다.
셰브첸코는 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이다. AC밀란 시절 상대팀에게 공포를 선사했던 ‘무결점 스트라이커’ 셰브첸코는 2006년 첼시 이적 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친정팀인 디나모 키예프 복귀 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유로2012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그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물론 아직 우크라이나의 8강행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사실이다. 과연, 우크라이나이는 프랑스, 잉글랜드, 스웨덴이 버틴 D조를 뚫고 8강 무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돌아온 영웅’ 셰브첸코와 우크라이나의 행보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첼시 시절 셰브첸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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