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냉정하게 자기 페이스를 되찾아야 한다.”
KIA 선동열 감독이 에이스 윤석민에게 충고를 했다. 불세출의 에이스 출신 선 감독은 올 시즌 윤석민이 확실히 에이스의 자격에는 2% 부족하다고 본다. 올 시즌 윤석민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3.19로 언뜻 보면 괜찮은 성적이지만, 승수가 지난해에 비해 적다는 건 결국 스스로 팀을 잦은 승리로 인도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선 감독은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윤석민이 좀 더 좋아져야 하는데”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어 “자꾸 구위가 왔다 갔다 하면 안 된다. 기술보다는 멘탈의 문제다. 냉정해져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선 감독의 평가는 정확하다. 윤석민은 5월 11일 광주 두산전서 9이닝 1피안타 무실점 완봉승을 했지만, 17일 대구 삼성전서는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어 23일 광주 한화전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29일 잠실 두산전서는 5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다시 무너졌다.
6월 들어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3일 인천 SK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약 1달만에 시즌 3승을 따냈지만, 10일 부산 롯데전서 3이닝 6피안타 5실점으로 또 다시 무너졌다. 특히 이 경기서는 2010년 사구 사건의 악몽을 잊지 못한 듯 몸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직구장 롯데 팬들의 함성에 위축됐다.
선 감독은 윤석민의 최근 투구 내용이 이처럼 들쭉날쭉한 걸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 “투수는 안타를 맞을 수 있다. 문제는 에이스라면 연속 안타를 내주지 않아야 하는데, 기술보다 정신적인 면에서 무너지면서 연속 안타를 맞고 무너진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직 석민이가 자기 컨트롤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냉정하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던져야 한다. 타자를 이기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이겨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나는 오히려 현역 시절 불펜 피칭이 좋지 않았을 때 오히려 등판 결과는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는 그만큼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좋지 않은 데로 최상의 결과를 냈다는 의미다. 선 감독은 “불펜 피칭이 안 좋았을 때는 오히려 더 신경을 써서 던졌다. 석민이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어차피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매번 컨디션이 좋을 수는 없다. 안타를 맞을 수도 있고 실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선 감독은 에이스라면 최악의 상황에서 팀을 구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아직 윤석민은 2%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선 감독은 “윤석민도 3~4년 이상 꾸준하게 성적을 낸 건 아니다. 에이스는 1~2년이 아니라 3년 이상 꾸준히 해줘야 한다”라고 아쉬워했다.
KIA는 올 시즌 부진하다. 선 감독은 이럴 때 윤석민이 씩씩하게 에이스다운 위용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다른 투수도 아니고 윤석민이기에 보는 눈을 높여서 평가하는 것이다. 선 감독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로테이션을 거를 수도 있고 등판 간격을 조정할 수도 있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런 말을 하는 선 감독의 표정에는 안타까움이 역력했다.
[침통한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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