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배영수가 확실하게 부활하고 있다. 12일 대구 한화전서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2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을 어느덧 3.22까지 낮췄다. 지금 페이스라면 2005년 11승 이후 7년만에 두 자리수 승수와 2006년 2.92이후 6년만의 2점대 평균자책점도 가능하다. 결국 7년만에 10승+3점대 평균자책점에 동시에 도전하는 셈이다.
▲ 10승, 2점대 ERA 아무것도 아닌 시절
배영수는 2004년 17승을 거두며 다승왕에 올랐다. 2000년 데뷔 후 2001년과 2003년 각각 13승을 거두면서 가능성을 보였고, 2004년에는 선동열 수석코치(현 KIA 감독)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17승 2패 평균자책점 2.61로 정규시즌 MVP에 투수 골든 글러브까지 차지했다. 2005년에도 11승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고, 2006년에는 승운이 따르지 않아 8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2.92로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남부러울 게 없는 전성기를 보냈다.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뿌렸고 각도 큰 슬라이더만으로도 타자들을 제압하기에 충분했다. 그가 에이스의 지위를 누리는 동안 삼성은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2006년 한국시리즈에는 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이 왔음에도 구원 등판해 팀에 2연패를 안기고 장렬히 수술대에 올랐다.
▲ 시련 이후 구속·제구 모두 잡았다
배영수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후 구속이 좀처럼 오르지 않았다. 배영수를 계기로 토미존 서저리 이후 마냥 직구 구속이 오르는 건 아니라는 인식이 퍼졌다. 직구 구속이 오르지 않자 변화구도 무용지물이었다. 기교파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위의 조언 속 각종 변화구를 가다듬었으나 쉽지 않았다. 2009년에는 1승 12패 평균자책점 7.26으로 추락을 맛봤다.
배영수는 2010년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6승 8패 평균자책점 4.74로 평범한 성적을 거뒀지만, 시즌 막판부터 눈에 띄게 구위가 좋아졌고, 포스트시즌서 불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이에 고무돼 시즌 후 FA 자격을 얻자마자 일본 야쿠르트 입단을 시도했다. 하지만, 메디컬 체크를 통과하지 못해 삼성과 2년 FA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5.42로 부진한 배영수는 올 시즌에 완벽한 부활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시리즈에서 호투를 했고, 그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운이 아니다. 배영수는 주위의 조언 속 구속과 제구력을 동시에 향상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직구 구속이 140km대 중반을 심심찮게 찍고, 6년만에 타자들을 다시 압도하고 있다. 체인지업, 포크볼 등의 제구력도 예리하고 완급조절 능력도 좋아졌다.
▲ 삼성 마운드 중심축
배영수는 더 이상 삼성 에이스가 아니다. 하지만, 기록으로만 보면 중심축임이 확실하다. 올 시즌 10경기 모두 선발 등판해 5이닝 이전 조기 강판은 단 한차례도 없었고, 최다 실점도 5월 18일 목동 넥센전의 5점에 불과했다. 대신 퀄러티 스타트는 무려 6차례나 기록했다. 그 중 7이닝 2실점 이하 특급 퀄리티 스타트도 12일 경기 포함 3차례다. 64.1이닝으로 팀내 이닝 소화 1위이자 리그 11위이고, 피안타율도 0.269로 팀내 3위, 리그 17위이고 WHIP도 1.27로 팀내 2위이자 리그 10위다. 리그 최정상급은 아니지만, 정상급 우완 투수이자 팀내 중심 투수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누군가에게는 10승과 3점대 평균자책점이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배영수는 수술과 재활, 시련, 상실감을 딛고 7년만의 영광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삼성 선수단에 불고 있는 삭발 열풍에 동참한 배영수의 도전이 예사롭지 않다.
[올 시즌 완전한 부활을 노리는 배영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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