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신고선수 출신 한성구가 김병현을 무너뜨렸다.
KIA 포수 한성구가 14일 목동 KIA전서 대형사고를 쳤다. 한성구는 이날 7번 지명타자로 생애 첫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넥센 선발 김병현에게 결정적인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 20kg 피나는 감량… SUN도 화들짝
한성구는 홍익대를 졸업하고 2011년 신고선수로 KIA에 입단했다. 모든 신고선수가 그렇듯, 빛을 보지 못했다. 심지어 2군에서도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자칫 잘못하다 야구 선수 생활을 마칠 위기에 놓였다. 무엇보다도 살이 문제였다. 홍익대 시절 110kg이 넘던 한성구는 타석에서 덩치 값을 하지 못했고, 프로 구단 관계자들에게 포수 수비와 투수 리드애서도 합격 점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다. 한성구는 극적으로 올 2월 KIA의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다. 죽도록 뛰고 또 뛰며 체중을 감량했다. 선동열 감독도 깜짝 놀랐다. 선 감독은 14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저렇게 열심히 뛰는 녀석은 처음 봤다. 애리조나에서 아침에 산책을 하러 나왔는데, 글쎄 땀이 흠뻑 젖은 채로 숙소로 들어오고 있었다”라고 놀랐다.
선 감독은 그렇게 한성구의 처절한 노력을 알게 됐다. 심지어 시즌 중에도 아침 9시~10시 사이에 숙소 웨이트 트레이닝 장에서 러닝과 웨이트 기구를 통해 몸을 만들었다고 한다. 남들이 다 잘 시간에 땀 한방울을 더 흘린 것이다. 선 감독은 ”그렇게 절박하게 운동하는 아이는 처음 봤다.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일찍 운동하는 걸 한두번 본 게 아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한성구는 현재 85~90kg이 나간다. 20kg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 선 감독은 그에게 즉각 기회를 줬다. 6월 4일 1군에 등록했고, 5일 광주 삼성전서 생애 첫 1군 경기에 출전해 데뷔 안타를 터뜨렸다. 포수 마스크를 끼고 투수들과 호흡도 무난하게 맞췄다. 선 감독은 “내야 땅볼을 치고도 무지하게 1루까지 빨리 뛰더라. 독기가 보인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 첫 선발 출전…결실 맺다
14일 목동 넥센전. 드디어 한성구에게 선발 출전의 기회가 주어졌다.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 기회를 잽싸게 포착했다. 결정적인 안타를 3개나 쳐냈다. 2회말 첫 타석에서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난 한성구는 3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두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현. 2구째를 공략해 우익수 키를 넘는 주자 일소 2루타를 터뜨리고 포효했다. 1-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안타였다.
5회초 세번째 타석에서도 1사 1루 상황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신고선수 출신’이 ‘메이저리그 출신’에게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판정성을 거둔 것이다. 7회초에는 1사 1,2루 상황에서 우전안타를 때려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올 시즌 세번째 멀티히트 완성. 9회초에는 무사 2루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해 내야안타를 기록하는 투지를 발휘했다. 생애 첫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경기 후 한성구는“어제 경기 후 미팅을 하면서 스타팅에 나갈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너무 긴장을 해서 잠을 설쳤다. 결승타는 전력 분석팀이 모니터, 조언을 해준 것이 도움이 됐다. 감독님이 하위타순에 나가면서 부담을 덜어줬다. 희생타. 진루타를 치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고,결정적인 타구를 날려서 한 시름 놓게 됐다"라고 활짝 웃었다. 이어 “지금 가장 생각나는 분은 부모님이다. 서울에 계시는데 TV를 보시고 기뻐하실 것 같다. 박철우 2군 총괄 코치님과 2군 홍세완 타격 코치님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쁘다. 앞으로 큰 목표보다도 김상훈 선배님, 김지훈 배터리 코치님에게 많이 배운다는 자세로 경험을 쌓겠다”라고 말했다.
생애 첫 선발 출전한 한성구의 4타수 3안타 3타점 맹활약에 힘입어 KIA는 넥센에 승리를 따냈다. 한성구가 또 하나의 신고선수 출신 성공신화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울러 KIA 포수진의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한성구가 올 시즌 부진한 KIA의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조짐이다.
[맹활약한 한성구.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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