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안 돼요. 자꾸 방망이를 돌리다 보면 어느 순간에 ‘아, 이거구나’라고 감이 와요. 그러니까 (방망이를) 손에서 놓을 수 없죠.”
롯데 좌타 외야수 손아섭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중심타선에 배치돼 타율 0.326 15홈런 83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후반기 대반격을 이끌었고, 생애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에 고무된 손아섭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른발 봉와직염에 걸려 스프링캠프를 옳게 치르지 못했다. 개막전에 결장한 뒤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시즌 초반부터 꼬이면서 지난해 좋았던 타격 감각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안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타구의 질
손아섭은 4월 한달간 타율 0.265 2타점에 그쳤다. 5월 들어 타율 0.330 10타점을 기록하며 살아났지만, 6월 13경기서 다시 타율 0.255 1홈런 7타점에 머물러 있다. 표면적으로는 5월에 타격감이 살아났다가 최근 다시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16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손아섭은 좀 다른 얘기를 했다. “안타를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전 아직 올 시즌 들어 타격 감이 좋았던 적이 없어요”라고 입을 열었다. 그에 따르면 단순히 안타 1~2개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타구의 질이 중요하다. “지금 안타 1~2개 덜 쳐도 장기적으로 볼 땐 타구의 질이 중요해요”라고 단언한다. 좋은 폼으로 양질의 타구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손아섭은 “타자는 결국 2루타와 홈런을 많이 쳐야 돼요. 안타만 치는 선수는 투수들이 안 무서워하고 오히려 더 자신있게 던져서 타자가 불리해져요. 2루타와 홈런을 많이 쳐야 투수가 무서워 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직 손아섭은 지난해 좋았던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시즌이 반환점을 향하는 가운데 1홈런 19타점은 만족스럽지 못한 중간 성적. 13개의 2루타에도 만족하지 않는다. 실제 지난해보다 타격 누적 기록이 더딘 페이스이긴 하다.
▲ 덕아웃 뒤에서도 스윙 한다그래서 손아섭은 방망이를 놓을 틈이 없다. 그를 만난 장소는 덕아웃 뒷편 협소한 복도였다. 경기 전 타격 연습 시간이 끝난 상황이었지만, 덕아웃 뒤에서도 방망이를 쉬지 않고 돌렸고, 기자들과 얘기를 나눌 때조차도 가볍게 방망이를 돌리는 시늉을 했다. 자꾸 돌려봐야 지난해 좋았던 감각을 찾는다는 게 지론이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빼놓을 수 없다. “자꾸 지난해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요. 작년 경기들을 비디오로 많이 보고요. 박정태 코치님도 타격을 할 때마다 나쁜 습관이 보이면 바로 지적해주세요”라고 설명했다. 야구에 있어서 무척 절박하다. 쉴 시간이 없다. 덕아웃에서 방망이를 돌리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서 비관적이지도 않다. 손아섭의 멘탈은 건강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렇게 타격 감이 좋지 않을 때 풀어가는 능력을 익히고 있다고 생각해요. 좋은 경험하는 거에요. 작년에 좋았으니까 안 좋을 때도 있고. 하다 보면 나아지겠죠”라고 웃었다.
손아섭이 원하는 지난해의 좋았던 타구의 질은 언제 다시 나올까. 덕아웃 뒤 복도에서도 스윙하는 그 절박함, 손아섭은 지금도 타격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놓여 있다. 그는 16일 목동 넥센전서도 변함없이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절박한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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