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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지적장애 가족을 괴롭히는 '사냥꾼'의 존재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16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지적장애 가족에게 접근해 평화로운 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한 사냥꾼에 대한 고발이 이어졌다.
지난 달 25일, 인천에 사는 이경희(가명)씨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20년 전 전남 보성으로 시집간 여동생 순희(가명)씨가 "갈 곳이 없다"며 "자신과 딸(가영, 가명)을 재워줄 수 없느냐"고 물어온 것이다.
갑작스런 전화로 20년 만에 재회하게 된 동생과 조카였지만 인천에 도착한 순희씨와 가영양의 몸 여기저기에 심각하게 맞은 흔적이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자초지종을 묻자 두 사람은 같이 살고 있는 '사냥꾼'이 그랬다는 말만 남긴 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이튿날 급하게 인천을 떠나버렸다.
연락이 끊긴 모녀, 그런데 며칠 뒤 고등학교 2학년인 가영이의 카카오톡 창에 50대로 보이는 남자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올라왔고 '우리 결혼 했어요'라는 글귀가 올라왔다.
머리에 피를 흘릴 정도로 심한 폭행을 당한 엄마, 자신보다 서른 살이 많은 사냥꾼과 결혼했다고 밝히는 열일곱 딸. 이웃들은 이 모녀가 사냥꾼에게 폭행을 당하면서도 그를 두둔하는 이상한 동거를 계속 하고 있다고 전했다.
취재 결과 사냥꾼이 나타난 것은 작년 가을 즈음이었다. 지적장애가 있는 순희씨 부부는 집에서 생활하다 최근에는 산 속에 집을 얻어 온 가족이 사냥꾼과 같이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고 한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고등학생이던 딸, 가영이는 학교를 자퇴한 후 사냥꾼의 아내가 되었고 아버지는 집에서 쫓겨났으며 가족의 통장에서 의문스러운 돈이 인출되기 시작했다. 폭행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경찰이 수차례 출동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피해자인 모녀가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사냥꾼을 두둔해 사냥꾼과 두 여인의 불안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었다.
사냥꾼은 모녀의 돈을 빼앗은 것은 물론이고 성폭행까지 했다. 이 사냥꾼은 가영양과 사랑해 결혼했다고 주장했고 가영양은 자신 때문에 어머니가 폭행당하고 부모님이 이혼할까봐 모든 것을 숨겨왔다.
결국 사냥꾼 강씨는 폭행과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폭행사실은 인정했지만 성관계는 합의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은 현행범이 아니고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구속 수사를 결정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강씨는 경찰서에서 나온 후 잠적,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우리 사회에 정의가 살아있기는 한 것인가" "지적장애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제도가 시급한 상태"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두 모녀와 사냥꾼의 진실. 사진 출처= SBS 방송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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