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제주의 꽃미남 미드필더 송진형에게 수원전은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경기였다.
송진형은 1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6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제주의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제주는 8승5무3패(승점29점)를 기록하며 4위 자리를 지켰다. 리그 선두 서울(34점)과는 5점 차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송진형에겐 롤러코스터와 같은 경기였다. 제주 공격의 시발점이자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맡은 송진형은 전반 24분 코너킥 상황에서 자책골을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수원을 상대로 잘나가던 제주의 수비가 일순간에 흔들렸다.
하지만 무조건 송진형을 탓할 수만도 없는 상황이었다. 코너킥 당시 수비수들이 헤딩을 위해 점프하면서 송진형의 시야가 가려졌다. 반사적으로 볼을 걷어내려 했지만, 이미 공은 자신의 몸을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간 뒤였다.
이후 송진형은 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3-5-2 포메이션에서 4-2-3-1로 전환된 후반전에 송진형의 활약은 빛을 발했다.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 윙포워드로 위치를 바꾼 송진형은 수원 수비수 신세계를 상대로 제주의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1분 수원의 좌측면을 허문 송진형은 넘어지며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쇄도하던 자일이 수비수와의 경합 끝에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굳게 닫혀있던 수원의 수비벽이 송진형의 발끝에서 열린 순간이었다.
송진형은 골을 넣은 자일보다 더 기뻐했다. 자신의 실수로 내준 실점을 스스로 만회했기 때문이다. 송진형은 경기 후 “내 자책골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그래도 동점골을 도와 기쁘다”며 수원 원정 무승부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송진형은 자책골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그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산토스가 상대의 집중 견제에 막힌 사이 송진형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자책골로 팀을 위기에 빠뜨렸지만 스스로 만회골을 만들며 제주에 승점 1점을 선사했다.
[송진형. 사진 = 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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