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지훈? 요즘 힘들어하지. 그렇지만 계속 기용해야지.”
올 시즌 KIA 마운드 신데렐라는 단연 대졸 우완 신인 박지훈이다. 박지훈은 올 시즌 22경기서 2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행보다. 올 시즌 박지훈은 무너진 KIA 불펜진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3경기서는 불안했다. 15일 군산 LG전서는 1⅓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고, 13일 목동 넥센전서는 2⅓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 힘들어도… 연투한다
19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KIA 선동열 감독은 “요즘 지훈이가 힘들어한다. 구위도 시즌 초반보다 떨어졌다”고 말했다. 박지훈은 불펜 투수 경험이 거의 없다. 단국대 시절 주로 선발 투수로 뛰었다. 신인이 프로의 타이트한 스케줄 속에서 매 경기 불펜 대기를 하며 때때로 연투를 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박지훈은 올 시즌 2일 연속 연투를 5차례 했다. 성적은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17. 나쁘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좋은 투구 폼을 갖고 있는 투수의 경우 많이 던지면 던질수록 실력이 향상된다고 믿는 사령탑이다. 선 감독은 “박지훈의 투구 폼이 참 예쁘다”고 말했다. 박지훈은 안정된 투구 폼에 스트라이크를 넣을 줄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 감독은 “박지훈은 장기적으로 선발로 쓸 생각이다”면서도 “지금 힘들어 해도 올해는 계속 불펜에서 자주 쓸 생각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고생을 하면서 많이 느끼라는 선 감독의 주문이다. 그래서인지 박지훈은 22경기 중 무려 10경기나 2이닝 이상 투구했다.
▲ SUN, 삼성 불펜 투수들을 떠올리다
선 감독은 대뜸 기자들에게 “윤성환이(햄스트링 통증) 언제 돌아오나?”고 물었다. 이후 과거 삼성 수석코치, 감독 시절 삼성 투수들을 추억했다. “(정)현욱이는 직구랑 커브밖에 없었는데 내가 포크볼을 알려줬고, 안지만, 권혁, 윤성환도 가능성만 있던 투수들이었지.”
선 감독은 현 삼성 주전 투수들을 직접 키워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 2차례에 이어 작금의 탄탄한 삼성 마운드가 형성됐다. 선 감독이 박지훈에게 바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삼성 투수들처럼 기회를 꾸준히 얻고, 계속 던지다 보면 언젠가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전례도 있다. 지난 2004년 삼성 수석코치 시절 셋업맨으로 중용한 윤성환은 군 복무 후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의 길을 걷고 있다. 2004년 묵직한 직구 볼끝을 앞세워 17홀드를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한 윤성환은 부상과 슬럼프를 겪은 2010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10승 이상을 거뒀다. 올 시즌에는 3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20으로 선발 전향 후 가장 낮다. 박지훈은 그런 윤성환의 모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선 감독은 박지훈의 대학 선배 오승환과도 비교를 해 눈길을 모았다. “직구 구위야 비교가 안 되지만 경기 운영 능력은 비슷하다”며 오히려 “지훈이는 승환이보다 변화구도 좋고, 투구 폼도 예쁘다”고 치켜세웠다. 오승환 역시 선 감독의 애제자이지만, KIA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지금 누구보다도 박지훈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선발 전향이 예고된 박지훈이 삼성 불펜 투수들의 뒤를 따라갈 수 있을까.
[KIA 박지훈(위)과 삼성 윤성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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