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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송새벽은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한없이 진지하지만 영화 속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 좋은 웃음이 새어 나온다.
송새벽은 "영화 속 상황 덕분"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다른 배우에게는 없는 송새벽 만의 특별한 능력인 것은 분명하다.
이런 송새벽이 감성영업인 '아부'의 고수가 돼 '아부의 왕'(감독 정승구)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만의 특별한 능력이 빛을 발했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부를 해야 하는 동식 역으로 분해 아부의 새싹에서 아부의 고수가 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실감나게 그려냈다.
송새벽은 "아부라는 소재가 독특했다. 그동안 아부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융통성 없고 우유부단한 인물이 혀고수(성동일)나 여러 인물들을 만나 변화되는 과정이 재밌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번 영화를 찍으며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채업자인 성철(고창석)과 부딪히는 신들이 많으니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이 뻔했고, 여기에 지난해 12월 촬영을 시작해 올해 3월에 크랭크업했으니 추위도 고생에 한 몫 했다.
그는 고창석과의 스파링신 등을 회상하며 "재미있으면서도 살벌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겨울 날씨에 초가을 의상을 입고 찍었던 것이 힘들었다”며 “핫팩을 붙이고 촬영해도 한계가 있다.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그렇다"고 주위 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훈훈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영화의 웃음 포인트는 역시 개봉 전부터 이목을 끌었던 송새벽과 성동일의 코믹신이다. 애드리브의 제왕으로 유명한 성동일과 호흡을 맞춘 만큼 터져 나오는 그의 코믹 센스를 받아치기 쉽지 않았을 것.
송새벽은 "성동일 선배님이 워낙 적재적소에 맞는 애드리브를 줘서 힘들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는 상황이 많았다. 웃음을 참지 못해 NG도 많이 났다"고 회상했다.
또 애드리브는 물론 솔직한 돌발발언으로 주위에 유쾌함을 전하는 성동일에 대해 "럭비공 같은 분인 것 같다. 워낙에 솔직하신 분이다"고 전했다.
성동일은 후배 알뜰살뜰히 챙기는 고마운 선배기도 했다. 송새벽은 성동일과 막걸리잔을 기울인 때를 떠올리며 "촬영이 끝나고 야식을 먹으며 한두 잔씩 하곤 했다. 그날 있었던 촬영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다"며 "성동일 선배님이 워낙 사람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촬영이 끝난 후 그냥 가시질 않는다. 선배님도 피곤하실 텐데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부의 왕'을 찍은 후 그는 아부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부정적 느낌을 주는 단어지만 그가 영화를 촬영하며 몸소 체감한 아부는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드는 긍정적인 단어기도 했다.
송새벽은 "아부가 남의 비위에 맞춰 알랑거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해보니 '남의 비위를 맞춘다는 건 좋은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라. 상대방에 대한 배려기도 하다. 상대방에 대한 좋은 아부는 필요하구나 싶었다. 어감이 부정적이라 그렇지 나쁜 단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담처럼 주고받는 좋은 아부를 하면 인간관계가 동글동글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자친구와의 열애 소식으로 화제가 됐다. 2년 째 열애를 이어오고 있지만 구체적인 결혼 계획은 아직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송새벽은 "주변에서 너무 코믹만 한 게 아니냐고 말하는데 사실 돌이켜 보면 코믹 영화만 출연한 게 아니다. 여러 장르에 출연하고 싶고 여러 캐릭터에 대한 갈망도 있다"면서도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미소 지어 보였다. 21일 개봉.
[송새벽.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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