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박찬호가 지난 10일 넥센을 상대로 시즌 3승째를 거둔 뒤부터 한화 이글스에는 안좋은 일이 겹쳐 일어났다. 하루를 쉰 뒤 가진 삼성과의 3연전에서 5득점에 그치고 28점을 내주는 최악의 경기 내용을 보였다. 3연패는 당연했다.
비운의 에이스 류현진이 이미 1군에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오지 않은 시점에 다시 시작된 연패는 팀 분위기를 암울하게 했다. 한화는 SK와 벌인 3연전의 첫 게임에서도 패했다. 승리투수는 한화가 버리다시피 하는 바람에 1년을 도는 우여곡절 끝에 SK 유니폼을 입은 최영필이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복귀 첫 승이었다.
다음날은 다시 한 바퀴를 돈 박찬호가 데이브 부시와 '메이저리그 180승 맞대결'을 펼친 끝에 패했다. 설상가상으로 그 다음 경기인 17일 경기부터는 가장 믿을만한 타자인 김태균이 오른쪽 엄지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투타의 핵인 류현진과 김태균이 빠진 상황에서 놀랍게도 팀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김태균이 결장한 3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리고 세 번 모두 2점 이하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세 번 모두 류현진이 등판했더라도 장담할 수 없는 결과였다.
실점이 눈에 띄게 준 것은 선발이 잘 던져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혁민이 17일에 등판해 SK를 상대로 6⅓이닝 2실점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두 창식(유창식-송창식)은 LG를 불러들여 11이닝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셋은 모두 1승씩을 '당연히' 챙겼다.
타자들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선발투수가 승리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점수는 마련해줬다. 김태균이 없는 타선에서 가장 분전한 것은 오선진이었다. 한화의 3연승 기간 동안 오선진은 매 경기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5타점으로 해결사 역할까지 했다.
LG전으로 범위를 좁히면 정범모가 조금 더 두드러져 보이기도 한다. 정범모는 19일 주키치를 공략해 선제 솔로홈런을 날리며 주키치에게 시즌 첫 패를 안기는 시발점이 됐고, 20일에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이승우도 무너뜨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한화는 김태균이 없는 동안 김태균 같은 타자가 둘이나 되는 팀이었다.
한화의 3연승은 주축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삭발까지 해가며 의지를 다진 결과다. 기존 선수들이 가졌던 위기의식은 이제 자신감으로 승화했다. 향후 류현진과 김태균이 합류할 수 있다는 점은 팀에게 분명 호재다. 팀을 하위권에 주저앉게 할 수도 있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만큼 한화의 팀 분위기는 상승세다. 이제는 하위권 판도까지 주목해야 할 프로야구다.
[하위타선에서 김태균의 역할을 해낸 오선진(위)과 정범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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