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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조광수 감독이 퀴어 로맨틱 코미디 '두결한장'(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으로 첫 장편영화에 도전했다.
'두결한장'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게이 커플과 레즈비언 커플의 위장결혼을 담아낸 영화로 게이의 위장결혼기를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러냈다.
그동안 김조광수 감독은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 '친구사이?', '사랑은 100℃' 등을 연출했고, '후회하지 않아', '의뢰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같은 굵직한 작품의 제작자로 활동했지만 이번 영화를 만드는 작업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김조광수 감독은 "편집을 하면서 조금 힘들었다. 촬영을 할 때는 정신없이 해서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몰랐다. 단편 영화를 만들었고 제작자로 오래 활동해서 스스로 기대치가 있었다. 편집실에 가서 봤는데 너무 아니었다. 그 때 멘붕(멘탈붕괴) 비슷하게 '이 정도밖에 안 됐는데 장편을 한다고?' 그랬다. 기대치가 너무 많았던 거다. 정말 괴로웠는데 편집을 하면서 치유가 됐다. 요즘에는 관객들 반응을 들으며 치유가 돼가는 중이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두결한장'을 통해 동성애자의 사랑이 이성애자의 사랑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 이성애자 관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게이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그는 영화 속 게이 6인방이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초반에는 불편하고 낯설 수 있지만 나중에는 사랑스럽게 볼 것이라 생각했다. 내부에서도 약간 걱정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내가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끝날 때도 불편한 사람이 있다면 퀴어 자체를 불편해하는 사람일 수 있다고 봤다"며 "내가 이성애자였으면 그렇게 여성스럽게 그리지 않았을 것이다. 동성애자 중 여성성을 드러내고 사는 사람이 많은데 이성애자들이 불편해할까봐 아닌 척 영화를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우리도 이성애자와 똑같아요'를 강조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닌 것 같다. 이제는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또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어필하려 했다. 다른 지점을 보여줌으로써 '달라서 불편해요' 보다 '달라서 귀엽다, 행복해 보이더라'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관객이 그 영화를 본다면 차츰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진행을 맡아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그는 앞으로 뮤지컬 영화를 만들 꿈도 가지고 있다. '두결한장'에서 게이코러스인 G-VOICE 단원들과 배우들이 함께 공연하는 장면이 등장한 것도 그 일환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언젠가 재미있는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며 '물랑루즈'나 '그리스' 같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하지만 "일단 제작비가 많아야 한다. 제작비가 많으려면 스타를 캐스팅해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는 아닌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21일 개봉.
[김조광수 감독.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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