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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전차군단’ 독일은 강했다. 그들은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고메즈(바이에른 뮌헨)를 벤치를 앉혔지만 여유 있게 4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독일은 23일(한국시간) 폴란드 아레나 그단스크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2 8강전에서 그리스를 4-2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유럽 ‘수비축구’의 대명사인 그리스를 상대로 4골을 폭발시킨 독일은 자신들이 왜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인지 몸소 증명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하게 그리스를 몰아붙인 독일은 7대3의 높은 볼 점유율 속에 무려 21개의 슈팅을 퍼부었다. 말 그대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독일의 엄청난 화력에 그리스의 이중 수비벽도 속수무책이었다. 그리스 시파키스(테살로니키)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큰 점수 차로 패할 수도 있었다. 그만큼 독일의 공격력은 대단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독일이 공격진에 큰 변화를 줬다는 점이다. 뢰브 감독은 조별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용한 고메즈, 포돌스키(아스날), 뮐러(바이에른 뮌헨)를 벤치로 내리는 강수를 뒀다. 대신 클로제(라치오), 로이스(도르트문트), 쉬를레(레버쿠젠)를 투입했다.
평소 안정과 밸런스를 중시하는 뢰브 감독에겐 다소 파격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독일의 공격의 오히려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진행됐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로이스와 쉬를레는 저돌적인 문전 침투와 대포알 슈팅으로 그리스의 골문을 위협했다. 포돌스키, 뮐러와는 또 다른 유형이었다.
비록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자아냈지만, 두 선수 모두 첫 선발 경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노장’ 클로제도 마찬가지다. 고메즈에 밀려 주로 교체로 출전했던 그는 이날 장기인 헤딩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리며 그리스전 승리에 기여했다.
독일은 그리스전에서 전혀 다른 형태의 공격진을 내세워 그리스 골문을 초토화시켰다. 사실상 더블 스쿼드인 독일의 최전방은 두 개의 다른 팀을 만들 정도로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이는 향후 4강에서 만날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에게 엄청난 고민을 안겨줄 수 있다. 어떠한 선수든 선발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공격 뿐 만이 아니다. 미드필더와 수비에서도 독일은 더블 스쿼드를 자랑한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크로스(바이에른 뮌헨), 귄도간(도르트문트)은 케디라(레알 마드리드)와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를 대체할 수 있으며, 수비에선 벤더(레버쿠젠), 슈멜쳐(도르트문트)가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처럼 독일은 베스트11과 벤치간의 실력 차가 크지 않다. 물론 큰 경기에선 그 차이가 드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진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는다. 지난 덴마크전서 벤더는 수비수로서 변신에 성공했고, 그리스전서 로이스는 포돌스키 보다 강렬했다. 이번 유로2012에서 독일이 무서운 이유다.
[독일.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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