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김진성 기자] 블론세이브 경계령이 떨어졌다.
22일 대전구장과 잠실구장에서 두산 마무리 스캇 프록터와 LG 마무리 봉중근이 나란히 팀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프록터는 대전 한화전서 4-2로 앞선 가운데 9회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 야수 실책과 패스트볼이 섞여 3실점(2자책)하며 올 시즌 두번째 블론세이브와 함께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날 프록터는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7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단 한번밖에 넣지 못했다. 한화 타자들은 프록터의 공을 급하게 공략할 이유가 없었고, 차분히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그들에게 유리한 볼카운트가 조성됐다.
경험이 일천한 최재훈은 그런 프록터를 다독이는 데 무리가 있었고, 결국 평정심을 잃은 프록터를 상대로 한화 타자들은 집중력있는 타격으로 집중타를 만들어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해 11차례나 역전승을 거둔 저력이 빛났다.
같은 시간 잠실에서는 봉중근이 곤욕을 치렀다. 봉중근은 잠실 롯데전서 5-3으로 앞서던 9회 등판해 2사까지 잘 잡아놓고 손아섭에게 안타를 내준 뒤 강민호에게 초구를 던지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내줬다. 1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구위나 제구 모두 나쁘지 않았으나 마무리의 숙명인 한 방에 무너졌다.
23일 현재 리그 블론세이브는 총 51개다. 정규시즌이 다음주에 반환점을 도는 가운데 지난해 리그 전체 101개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보다 살짝 빠르다. 팀별로 보면 넥센이 9개로 가장 많고, KIA가 8개, 한화와 롯데가 7개, SK와 LG가 6개다. 두산은 5개이고 삼성은 3개에 불과하다. 삼성 불펜이 올 시즌 지난해보다 약해졌다고 해도 오승환을 보유했기에 블론세이브는 3차례로 가장 적었고, 그 결과 최근 조용한 상승세를 타며 3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나머지 팀들은 뜻하지 않은 블론세이브에 억울하게 내준 경기가 적지 않았다.
개인 별로 살펴보면 리그 정상급 클로저 혹은 중간계투의 이름이 올라있어 눈에 띈다. 블론세이브 선두는 넥센 마무리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15개의 세이브를 따냈지만 5개의 블론세이브를 하기도 했다. 2위는 SK 특급 불펜 정우람이다.
정우람은 4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1군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12세이브로 리그 6위에 올라있다. 그 뒤로 롯데 필승조 최대성과 김사율의 3블론세이브다. 김사율은 16세이브로 리그 2위에 올라있는 정상급 클로저다. 22일에도 세이브를 추가했다. 물론 한화 대니 바티스타의 경우 너무 불안한 제구력을 보여준 끝에 3블론세이브를 곁들여 마무리 보직에서 탈락했다.
블론세이브도 결국 리그 정상급 불펜 요원들이 기록하곤 한다. 경기 종반 박빙 승부에서 감독의 믿음 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는 그 팀의 필승조이기에 설령 그들이 무너질 경우 타격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또한, 1~2차례 블론세이브 이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어나는 팀은 강팀이고, 반대의 팀은 주저앉게 돼 있다.
22일 마무리 투수가 나란히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두산과 LG는 충격적인 패배로 상위권으로 다시 치고 오를 기회를 잡지 못한 채 4위를 지키게 됐다. 물론 2위 롯데와 3위 삼성, 공동 4위 두산, LG, 넥센은 서로 1.5경기 차이만 날뿐이다.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블론세이브가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손승락, 정우람, 김사율, 최대성, 바티스타, 프록터, 봉중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