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프로야구 구단들이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삼성과 KIA는 22일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좌타자가 부족한 KIA와 마운드 예비전력이 필요한 삼성이 전격 합의를 했다. 지난 17일에는 두산과 롯데가 1대 1 트레이드를 통해 김명성과 용덕한을 교환했다. 지난 5월 초 최경철-전유수 트레이드를 단행한 SK와 넥센에 이어 올 시즌 중에만 3번째다. 최근 일주일 사이 2건의 트레이드가 일어났다.
▲ 얼어붙은 트레이드 시장
2000년대 후반부터 트레이드 시장의 문화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전체적으로 선수 풀이 적고, 유망주의 부재로 자기 선수 지키기에 바빴다. 또한 8팀이 1년에 19차례나 맞붙다 보니 트레이드 손익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19차례 맞붙는 상대팀의 전력 상승이 부담되기에 쉽게 트레이드에 합의하기 어렵다. 시즌 중 트레이드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이를 대변한다.
팀이 30개나 되는 메이저리그는 같은 리그에 속해있더라도 지구가 다르면 1년에 3연전 2~3차례만 치를 뿐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트레이드에 있어 관대하다. 인재 풀이 넓기 때문에 트레이드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도 또 다른 선수를 키우면 된다.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2006년 류현진 이후 특급 신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새로운 유망주들이 기존 선수들의 자리를 위협해야 각팀의 전체적인 수준이 향상되고, 그 중 팀내 몸값이나 역학관계로 인해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가 트레이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각 팀마다 부족한 포지션이 눈에 보인다. 그런데 신인들의 기량 향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뎌 치고 오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대부분 팀이 유망주로 분류해 쉽게 다른 팀 선수와 바꾸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선수 활용 폭이 좁아진 가운데 내 선수 지키기에 바빠진 것이다.
▲ 트레이드, 기회가 오면 해야 한다
김명성을 내주고 용덕한을 영입한 롯데 양승호 감독은 “트레이드를 하려면 내 살이 아파야 한다”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양 감독은 김명성을 내보낸 걸 아쉬워했다. 하지만, 포수를 보강하기 위해 과감한 트레이드를 했다. 내가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올 시즌에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트레이드가 세건이나 일어났고, 그 중 두 차례가 1주일 사이에 일어났다. 선수 숫자가 부족한 일부 포지션과 유망주들의 더딘 성장, 일부 기존 주전들의 노쇠화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넥센과 SK는 최경철과 전유수를 쏠쏠하게 써먹고 있고, 용덕한은 롯데 유니폼을 입자마자 1군 경기에 출전했다. 조영훈도 KIA에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용덕한과 조영훈의 케이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용덕한은 이미 숱한 큰 경기 경험을 치른 30대 초반의 포수다. 단지, 양의지, 최재훈 등 두산의 두터운 포수진에 막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실력보단 팀내 역학적인 관계로 인한 케이스다. 조영훈은 같은 포지션에 이승엽과 채태인이 버티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부터 2년에 1차례씩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 김성배(롯데) 같은 경우 2차 드래프트로 성공적인 야구 인생을 개척한 케이스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나면 기존 8개 구단은 보호선수 20인 외에 NC에 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물론 반대급부로 현금을 챙길 수 있지만, 그 보다 팀에 부족한 전력을 시즌 중 트레이드를 통해 보강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자꾸 1.5군급 선수들의 트레이드가 일어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올 시즌 중 일어난 세건의 트레이드 모두 주전급이 아닌 1.5군급 선수들의 트레이드였다. 선수의 개인적인 장래를 생각하면 트레이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과정 속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는 선수가 나온다면 어느 팀에는 속이 쓰리겠지만, 프로야구 수준의 전체적인 성장에는 도움이 된다.
시즌 중 불어 닥친 트레이드 세건이 얼어붙은 한국야구 트레이드 문화에 경종을 울리는 것일까. 손익계산에 따라 또 양상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조금씩 내 선수 지키기에 급급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조영훈-김희걸(위) 용덕한-김명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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