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K리그 ‘꼴찌’ 인천이 모처럼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정확히 3개월 만이다.
인천은 23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7라운드에서 상주에 1-0으로 승리했다. 힘들고도 짜릿한 승리였다. 90분 동안 상주와 밀고 당기는 공방전을 펼친 인천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스나이퍼’ 설기현의 헤딩 결승골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리그 2번째 승리다.
2승7무8패(승점13점)의 인천은 여전히 K리그 16개 구단 중 꼴찌다. 하지만 시즌 2번째 승리로 위로 치고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13위 대전(승점17점)과는 4점 차이다. 1~2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뒤집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상주전 승리가 반갑고도 기뻤던 이유다.
인천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봉길 감독대행에게도 이날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시즌 초반 허정무 전 감독의 사임으로 갑작스럽게 인천을 맡게 된 김봉길 대행은 지난 4월 15일 상주 원정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이후 9경기(5무4패)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원하던 승점 3점은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지난 14일 치른 포항과의 홈경기도 1-0으로 앞서다 경기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어진 광주 원정도 득점 없이 끝났다. 상주전을 앞두고 “축구란 게 참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며 깊은 한 숨을 내쉬던 김봉길 대행이다. 그만큼 인천의 승리가 절실했다.
김봉길 대행의 승리에 대한 의지는 경기장에 그대로 나타났다. 후반 중반에 접어들자 최종환과 한교원을 잇달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평소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하던 4-2-3-1 포메이션도 공격 숫자를 늘린 4-1-4-1로 전환했다. 발목을 접질린 설기현도 교체를 거부했다.
그리고 인천은 끝내 상주의 골문을 여는데 성공했다. 최근 부상에서 돌아온 이규로가 오른쪽 측면에서 한번 접은 뒤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있던 설기현이 힘껏 날아올라 머리로 방향을 틀었다. 볼은 상주 골키퍼의 손을 지나 골문 안으로 그림같이 빨려 들어갔다.
올 시즌 인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뒷심 부족이었다. 잘 나가던 경기도 마지막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인천 선수들은 그동안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 김봉길 대행도 경기 후 “마지막 1분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엄지손가락 추켜세웠다.
물론 아직 인천은 갈 길이 멀다.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나기기 위해선 상주전 승리에 만족해선 안 된다. 설기현이 “상승세를 이어가야 한다. 다음 성남전을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1승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천이다. 그들의 비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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