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마에스트로’ 피를로(유벤투스)가 이탈리아의 유로 4강행을 이끌었다.
이탈리아는 25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위치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12 8강에서 득점 없이 전후반 90분을 마친 뒤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 끝에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4강에 오른 이탈리아는 독일과 결승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한 번의 필드 골도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장면은 승부차기에 나선 피를로의 환상적인 파넨카 킥(로빙슈팅)이었다. 이탈리아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선 피를로는 과감하게 골문 정면으로 볼을 찍어 찼다.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의 움직임을 파악한 뒤 시도한 그림 같은 슈팅이었다.
파넨카 킥은 체코 슬로바키아의 전설 안토니 파넨카로부터 유래됐다. 유로1976 당시 서독과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파넨카는 골문 한 가운데로 찍어차는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독창적이고 과감했던 파넨카의 킥은 이후 강심장을 가진 선수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피를로는 경기 후 “조 하트의 움직임을 보고 기다렸다가 찼다. 유로 대회처럼 큰 무대에서는 오히려 이런 슈팅이 더 성공하기 쉽다”며 “잉글랜드에게 압박감을 주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실제로 다음에 찬 애슐리 영이 실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국제 대회에서 피를로 같은 슈팅을 시도하긴 매우 어렵다. 특히 한 번의 실수가 패배로 이어지는 승부차기에선 강한 슈팅으로 확실한 승부를 보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피를로처럼 상대 골키퍼를 속이는데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 당시 프랑스의 지단은 이탈리아의 부폰을 상대로 로빙 슈팅을 시도해 성공한 적이 있다. 이를 두고 프랑스 동료 마켈렐레는 “지단이 미친 줄 알았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단은 “부폰을 이기기 위해선 특별한 것이 필요했다”는 말로 로빙슈팅을 시도한 이유를 밝혔다.
[피를로. 사진 = gettyimagekor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