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요즘 경기 불황 속 프로야구 판만 대호황이라는 말이 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다. 26일 잠실, 목동, 대구, 부산에서 6만4270명이 입장해 총 입장관객 401만6388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소경기인 255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것.
지난 2011년에는 7월 16일 307경기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열기다. 26일 현재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5571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7%가 상승했다. 지금 상태라면 올 시즌 관중은 총 830만명이 들어찰 가능성도 있다. 실제 KBO와 8개 구단이 내걸었던 700만명은 식은 죽 먹기로 돌파할 기세다.
KBO의 26일 발표에 따르면, 올 시즌 흥행을 이끌고 있는 구단은 빅마켓인 부산을 홈으로 둔 롯데와 서울을 홈으로 둔 두산, LG다. 롯데는 올 시즌 평균 2만2598명을 모았고, LG는 2만2404명, 두산은 2만1963명을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두산과 롯데는 올 시즌 관중 증가율이 각각 7%와 8%에 그쳤다.
지난해에 비해 관중 증가율이 가장 큰 폭으로 치솟은 구단은 넥센과 한화다. 넥센은 지난해 경기당 평균 6952명을 모았지만, 올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1만423명을 모았다. 평균 관중 증가율이 무려 50%다. 한화도 지난해 경기당 평균 6480명을 모았지만, 올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9032명을 모았다.
평균 관중수에서는 8805명의 삼성에 이어 밑에서 두번째이지만, 관중 증가율은 39%로 넥센 다음이다. SK도 23%의 관중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최단기간 400만 관중 돌파에 이바지했다. 참고로 지난해에 비해 관중이 감소한 구단은 단 1팀도 없다.
아무래도 박찬호와 김병현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 시즌 초반에 비해 언론의 관심도는 떨어졌지만, 한화와 넥센은 여전히 박찬호와 김병현 선발 등판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기에 역대 가장 치열한 순위 다툼으로 매 경기 흥미진진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이제 프로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문화 및 여가로 자리매김했다. 매니아의 콘텐츠가 아닌 대중의 콘텐츠다. 국제대회 선전 이후 각 구단의 노력과 함께 팬들이 야구의 매력에 진정으로 흠뻑 빠지지 않고서는 이런 결과를 낳을 수는 없었다. 경기 불황 속 사람들이 야구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건 그만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장밋빛 전망을 할 수는 없다. 여전히 각 구단의 기본적인 경영 구조는 열악하다. 또한, 경기력 측면에서도 올 시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예전보다 전체 수준이 떨어졌다”다. 예년에 비해 맥 없는 플레이가 종종 나온다. 프로 1군 경기라고 하기에 낯 뜨거운 본헤드 플레이와 실책이 나와 의도치 않게 경기가 접전 양상으로 흐르는 경우가 있다. 팬들 입장에선 승부가 흥미진진한 상황으로 전개돼 좋지만, 야구 경쟁력의 측면으로 볼 땐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장기적으로는 프로야구 인기를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10구단 창단 무기한 유보와 관련해 선수협의회와 구단간의 갈등이 본격화되려는 움직임도 관중 몰이에는 결국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야구인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근본적으로 10구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때문에 당장 선수협의 올스타전 보이콧 고려 등은 팬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문제로 인해 장기적으로 구단과 선수, 구단과 구단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버리면 결국 팬들도 염증을 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관중 증가세에 영향을 받지 말라는 법은 없다.
프로야구가 오늘도 뛴다. 최소 경기 400만 관중을 돌파했으니 이제 최소 경기 500만 관중 돌파를 위해 출발선에 섰다. 그 출발선에는 명과 암이 분명히 공존한다.
[잠실 관중(위), 목동 관중(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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