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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밀도 있는 스토리와 빠른 전개, 긴장감 넘치는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이 날로 그 힘을 더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극본 박경수 연출 조남국)가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26일까지 방송된 ‘추적자’에서는 딸과 아내를 잃은 비운의 형사 백홍석(손현주)를 중심으로 한 팀, 서민 운운하지만 자신의 권력을 위해 11살 아이도 죽일 수 있는 냉혈한 정치인 강동윤(김상중) 팀, 정·재계 및 검찰 등 전화 한통으로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한오그룹 서회장(박근형)을 주축으로 한 팀 등 세 팀의 인물들이 각각 자신의 목표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 팀이 각자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대립각을 이루며 다투고 있지만, 극중 인물들의 성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인간미를 지닌 백홍석 팀과 현재의 이득에 따라 하루 하루 편이 바뀌는 나머지 두 팀이 그렇다.
권력을 위해 딸을 죽이고 아내를 미치게 만들어 결국 목숨을 잃게 한 사실을 접한 백홍석은 논외로 치더라도, 그를 돕고 있는 조형사(박효주)와 황반장(강신일), 최정우 검사(류승수), 능력 있는 깡패 박용식은 권력을 떠나 정의와 의리 등의 인간미를 앞세우고 있다. 최정우의 경우 검사의 권력을 통해 정의를 쫓고 약자들을 돕는다.
이들에게는 영원한 편도 적도 없이 화합과 배신을 반복한다. 서지수가 서회장에서 남편에게 붙은 것처럼, 신혜라가 강동윤을 떠나 서회장에게 붙고 강동윤에게 서지수와의 이혼을 요구한 것처럼 말이다. 이후 서영욱이 강동윤과 손을 잡고 아버지 서회장의 목을 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까지 그려진 캐릭터 성향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로 보인다.
앞서 기획의도로 거대세력과 일개 형사와의 대립을 통해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드러내겠다는 ‘추적자’는 이 같은 두 가지 성향의 인물들로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강동윤과 서회장 측 인물들처럼 자신의 이익만 쫓으며 권력과 돈을 쥐고 떵떵거리며 살고 싶은지, 백홍석을 돕는 인물들처럼 인간미와 정의를 쫓지만 거대 권력과 부딪혔을 때처럼 무력감을 느끼고 싶은 지 말이다.
한쪽은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릴 정도로 잔혹하고, 한 쪽은 눈물이 앞을 가릴 만큼 처절하다. 선뜻 마음이 기울지 않는다. ‘추적자’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이다.
[손현주-김상중-박효주-박근형-강신일-전노민-류승수-김성령-조재윤-장신영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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