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의 내실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롯데가 6연승을 어떻게 일궈냈는지 살펴보자. 매일 승리를 이끄는 선수가 바뀐다. 21일 인천 SK전서는 4타점을 기록한 손아섭과 선발승을 따낸 쉐인 유먼, 22일 잠실 LG전서는 연장 12회 결승타 포함 5안타를 때린 박종윤, 23일 잠실 LG전서는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린 김주찬, 24일 잠실 LG전서는 8회 1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한 이용훈, 26일 부산 한화전서는 10탈삼진을 솎아낸 유먼에 이어 27일 부산 한화전서는 3안타 3타점을 기록한 김주찬이 승리 일등 공신이었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선두에 복귀한 롯데는 35승 27패 3무로 어느덧 승과 패의 차이가 +8이다. 그런데 롯데는 내부적으로 부상병동이다. 이미 4월 말 경기 도중 다리 부상을 입어 한 차례 2군에 다녀온 문규현은 현재 늑골과 왼쪽 가랫톳에 미세한 손상을 입어 치료와 함께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대현도 아직 롯데 신고식을 치르지 못했다.
또한, 5월 말 늑골 골절로 1군에서 제외됐다가 최근 복귀해 26일 부산 한화전부터 4번 타순에 투입된 홍성흔은 27일 부산 한화전 도중 다시 늑골 통증을 호소했다. 수도권 원정 때 넥센전서 홈 쇄도 도중 늑골 부상을 입은 박준서도 27일 경기 도중 한화 바티스타의 투구에 손목을 맞아 도중 교체됐다. 전준우도 24일 잠실 LG전서 홈 쇄도 때 LG 윤요섭의 헬멧에 입술이 터져 13바늘을 꿰맸고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보통 팀이 부상자 속출로 어수선할 경우 주저앉기 마련이다. 하지만, 롯데는 부상자들의 행보와 관계없이 비교적 꾸준한 페이스를 유지한다. SK가 부상자 속출로 주춤하다 27일 대구 삼성전서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고, 최근 상승세를 탄 삼성도 별 다른 부상 선수가 없음에도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롯데가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SK와 삼성에 비해 팀 내부 사정은 좋지 않음에도 선두로 치고 나섰다는 게 놀라운 점이다.
그만큼 롯데 야구가 특정 선수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부상자 속출에도 견뎌낼 수 있는 내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롯데는 28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3.60, 팀 타율 0.273으로 모두 1위인데, 10경기 이상 나선 투수 중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가 6명이다. 삼성이 4명, SK가 단 1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다. 2.25의 유먼과 2.41의 이용훈이 원투펀치를 이룬 가운데 2.18의 김성배, 2.43의 이명우가 불펜의 중심을 잡고 있다.
타자들의 활약은 더욱 고르다. 타율 0.320의 김주찬, 0.315의 손아섭, 0.307의 홍성흔을 비롯해 0.284의 조성환, 0.283의 강민호, 0.274의 황재균, 0.271의 박종윤 등 팀이 치른 경기의 절반 이상 나선 주전 타자들 중 7명이 0.270 이상을 때렸다. 돌아가면서 잘해주고 있기에 야수들의 크고 작은 줄부상 속에서도 쉽게 표시가 나지 않는다. 팀 타율 2위의 삼성은 0.270 이상의 주전 타자가 6명이고, 선두 경쟁을 하는 SK는 0.270 이상의 주전 타자가 4명뿐이다.
롯데는 최근 2년간 한국야구를 씹어삼켰던 이대호와 지난해 에이스 노릇을 한 장원준이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나자 적지 않은 전력 누수가 예상됐다. 더구나 마운드에서 고원준이 부진하고 FA 듀오 정대현과 이승호가 사실상 아무것도 한 게 없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이들의 공백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타선은 폭발력과 꾸준함이 살아있고, 마운드는 유먼과 이용훈이 장원준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그 결과 2위 SK에 0.5경기 차에 불과하지만,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롯데 야구가 진짜 강한 이유는 바로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이 정착했기 때문이다. 한, 두 선수의 부진과 공백에도 끄떡하지 않을 내성이 생겼다. 롯데가 진정한 강호로 거듭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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