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토종 투수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올 시즌 일부 구단을 제외하고 외국인 투수 농사에 실패한 팀이 보이지 않는다. 반면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등 토종 에이스들의 시즌 초반 부진과 불운은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과 대조됐다. 그 결과 외국인 투수들이 시즌 초반 투수 부문 각종 순위표 윗부분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슬슬 기온이 올라가면서 토종 투수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28일 대구 SK전서 장원삼(삼성)이 시즌 9승째를 따내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8승의 더스틴 니퍼트(두산), 벤자민 주키치(LG), 7승의 브랜든 나이트(넥센), 미치 탈보트(삼성) 등 쟁쟁한 외국인 투수들을 제친 것이다. 시즌 초반 잠시 부진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짝수해 징크스’의 위력을 떨치고 있다.
현재 다승 부문에서는 올 시즌 한 단계 성장한 이용찬(두산)과 이용훈(롯데)이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이용찬과 이용훈은 올 시즌 제구력의 안정을 바탕으로 팀의 투펀치로 격상됐고, 7승으로 나이트, 탈보트와 함께 공동 4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6승의 배영수(삼성)도 탄탄한 삼성 불펜을 등에 업고 언제든지 힘을 낼 수 있다. 최근 토종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살아나면서 다승 10걸에 5명이나 진입했다.
28일 부산에서는 김사율(롯데)이 한화전서 1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고 시즌 19세이브째를 따냈다. 세이브 부문 선두 스캇 프록터(두산)의 20세이브에 단 1세이브 차로 접근 한 것이다. 프록터가 최근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두산도 주춤하는 사이 롯데가 최근 7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를 탈환한 틈을 타 김사율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세이브 부문은 전통적으로 토종 투수들의 강세 영역이었다. 바로 끝판왕 오승환(삼성) 때문이었다. 시즌 초반 삼성이 부진해 세이브를 쌓을 기회가 적었던 오승환은 여전히 세이브 적립 속도가 늦지만 14세이브로 선두 프록터를 따라잡을 여지를 남겨뒀다. 세이브 부문 3위 손승락(넥센)도 16세이브로 언제든지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13세이브의 봉중근(LG)과 12세이브의 정우람(SK)도 현재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지만, 정상 복귀할 경우 세이브 판도를 충분히 바꿔놓을 저력이 있다.
평균자책점 부문도 토종 투수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상위 10걸에 토종 투수가 4명이나 진입했다. 2.21의 나이트와 2.25의 쉐인 유먼(롯데)이 투톱 체제를 형성했지만, 스핏볼 논란 이후 오히려 상승세를 탄 이용훈과 이용찬의 도전도 거세다. 둘은 2.41. 2.44로 3, 4위에 올라있다. 당장 1~2경기서 호투할 경우 선두로 올라설 수도 있다.
최근 무섭게 승수를 추가하고 있는 장원삼도 평균자책점을 3.21까지 낮춰 9위로 올라왔다. 류현진도 3.12로 6위, 윤석민도 3.34로 11위에 올라있어 타이틀 경쟁의 잠룡이다. 이들은 각각 2승과 4승에 머무른 탓에 사실상 다승 경쟁보다 평균자책점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 두 경기 부진할 경우 평균자책점은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향후 판도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시즌 초반에 비해 토종 투수들의 도전이 가장 거센 영역이다.
정규시즌이 반환점을 지나면서 각 팀 간판 투수들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지금부터 치고 올라서는 투수들은 그야말로 100% 자신의 실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기를 펴지 못했던 토종 투수들의 역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외국인 투수들의 재반격은 언제,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왼쪽부터 장원삼, 이용훈, 이용찬, 오승환, 김사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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