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00년 창단한 SK 와이번스는 2006년을 제외하고 매해 3할 타자를 배출했다.
2000년 틸슨 브리또가 타율 .338로 막판까지 박종호와 타격왕 경쟁을 펼쳤고, 브리또는 2001년에도 .320을 올려 지금껏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성공한 유격수 용병으로 남아있다. 당시 브리또와 함께 뛴 호세 에레라도 .340을 올렸다.
브리또와 에레라가 떠났지만 SK의 3할 타자 배출은 끊어지지 않았다.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한 이진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2년 .308, 2003년 .328, 2004년 .342를 때리며 갈수록 진화했다. 2004년엔 김기태도 .320을 치며 부활을 알렸다.
2005년 FA로 입단한 김재현이 .315를 기록했고, 2006년엔 3할 타자 배출이 끊겼지만 당시 지독한 '투고타저'로 리그에 3할 타자가 단 5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팀내 타율 1위 김재현(.287)의 기록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한 2007년 정근우가 .323, 이호준이 .313를 쳤고, 2008년 최정이 .328를 치는 한편 박재홍이 .318, 정근우가 .314로 한국시리즈 2연패에 앞장 섰다. 정근우는 2009년엔 .350을 기록하며 1988년 김성래와 함께 역대 2루수 단일시즌 최고 타율 기록에 올라 있다.
SK는 2010년 3할 타자 4명을 배출하며 챔피언 재등극에 성공했다. 김강민이 .317, 박정권이 .306를 치며 데뷔 첫 3할의 기쁨을 맛봤고, 정근우가 .305, 최정이 정확히 .300을 쳤다. 최정은 지난해 .310을 올리며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타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5일 현재 리그에 3할 타자가 14명이지만 이 가운데 SK 선수의 이름은 찾을 수 없다. SK에서 규정타석을 채우고 있는 선수는 김강민, 박정권, 이호준, 정근우, 최정 등 5명.
정근우가 팀내 타율 1위이지만 .286로 리그 전체에서는 18위에 해당한다. 정근우는 4월 26일을 마지막으로 3할 타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모습은 눈여겨볼 만하다.
2010년과 지난해 2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한 최정의 올 시즌 타율은 .280이다. 타율은 떨어졌지만 홈런 개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0년과 지난 해 기록한 20개. 올해는 벌써 17개를 터뜨려 데뷔 첫 30홈런도 도전할 만하다.
그렇다면 최정은 올 시즌 거포형 타자로 스타일을 바꾼 것일까. 그러나 이만수 감독의 말을 들으면 최정이 의도적 변신을 꾀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이만수 감독은 최정이 여느 해보다 홈런이 많은 것에 "최정은 중장거리형 타자이기 때문에 3할 타율을 꾸준히 쳐야 한다. 그래야 팀도 산다"면서 "홈런보다 안타와 2루타를 더 많이 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2007년 이후 4년 만에 규정타석에 진입했던 이호준은 올해도 규정타석을 채우며 .275를 기록 중이다.
뼈아픈 것은 2010년 나란히 3할 타자로 발돋움했던 김강민과 박정권의 부진이다. 김강민은 5월까지 타율 .299로 3할에 근접했지만 6월 한 달 동안 .178에 그쳐 시즌 타율이 .248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252에 그쳤던 박정권은 올해도 .230으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즌 개막 후 6월 7일까지 .194로 2할도 못 미쳤던 그다.
올 시즌 SK는 팀 홈런 65개로 1위에 랭크돼 있다. 그러나 문제는 팀 타율 .253로 넥센과 공동 최하위, 팀 타점 266개로 KIA와 공동 최하위, 팀 출루율 .327로 최하위 두산(.326)에 1리 앞선 7위라는 것이다. 아직 3할 타자가 없는 SK가 타격의 짜임새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권(왼쪽)과 이만수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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