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K가 4일 부산 롯데전서 3-5로 패배하며 올 시즌 첫 5연패를 당했다. 시즌 초부터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5할에서 제법 승수를 벌었지만, 이번 5연패로 35승 33패 1무, 승패 간격이 2로 줄었다. 넥센에 공동 4위를 허락했고, 최근 상승세의 KIA에도 1경기 차로 추격당했다. 이번 위기에서 자칫 잘못하다 하위권 추락의 가능성도 있다.
SK의 5연패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만수 감독 체제 이후 두 번째다. 첫 번째는 2011년 8월 26일부터 31일까지였다. 당시 SK는 2위에서 4위로 떨어졌지만 5연패 탈출 후 분위기 반등에 성공해 결국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섰다.
▲ 틀을 잡기 위한 5연패, 틀이 흔들리는 5연패
SK는 이 감독 부임 후 첫 5연패를 당하기 전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김성근 전 감독과 구단이 재계약을 놓고 미묘한 갈등을 빚었고, 결국 SK는 김 전 감독을 8월 18일 경질했다. 그날부터 SK는 이 감독이 대행을 달고 지휘봉을 잡았다. 김 전 감독과 이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은 분명 달랐고, 이 감독은 부임 이후 조금씩 SK의 틀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기존의 김 전 감독 스타일에 익숙해진 선수들은 이 감독의 스타일에 맞춰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여기에 이 감독의 시행착오도 겹쳐 중차대한 시기에 선두 삼성을 견제하지 못한 채 첫 5연패를 맛봤다. 부상 선수도 있었지만, 당시 5연패는 팀 내부 정비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 일종의 성장통이었다.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의 차이에서 이 감독과 선수 모두 혹독한 적응기를 겪었다.
올 시즌 5연패는 작년 첫 5연패와 다르다. SK는 현재 이 감독 체제가 뿌리 내리는 과정에 놓여있다. 그런데 이 감독이 구상한 틀에서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팀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정우람, 박희수를 중심으로 강력한 불펜을 꾸린 SK는 두 사람이 이탈하면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선발진도 균열이 생겼고, 타선은 응집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1년 전 SK는 선수들이 동요하면서 타선이 얼어붙었다면, 지금은 주요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나간데다 원인 모를 투타 엇박자에 이 감독이 구상한 틀이 흔들리고 있다.
▲ 나아가는 노선이 다른 5연패
한편으론 나아가는 노선이 다른 5연패다. 첫 5연패 당시 SK는 선두 삼성을 견제하는 데 사실상 실패하고 새롭게 방향타를 잡는 분위기였다. 시기가 8월 말이었으니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했다. SK는 5연패를 벗어난 뒤 준플레이오프를 생각했다. 그러자 부담을 벗어 던지며 시즌 종반 투타 밸런스를 회복하더니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넘어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지금은 다르다. 공교롭게도 장기연패의 시작점인 2연패를 당하고 다음 경기 직전인 1일 인천 LG전서 이 감독은 7월 +6승, 8월 +7승으로 8월까지 +18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감독이 선수의 몸 상태를 배려했다면 이제부턴 감독의 승부수를 위해 믿고 따라와달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당시 갖고 있던 +5승도 5연패를 당하며 5일 현재 +2승으로 줄었다.
이 감독은 7월의 시작과 함께 치고 올라가 선두를 탈환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팀은 이 감독이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 김광현이 추가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악재가 늘어났다. 새 용병 부시도 무너졌다. 득점권에서 유독 부진한 타선은 안치용의 2군행과 이호준의 대타 기용, 조인성의 지명타자 기용 등으로 난국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데,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이 감독으로서도 +18승 선언 이후 5연패로 이어져 당황스러울 것이다. 1년 전과는 달리 이번 5연패로 SK가 당장 목표를 수정하고 중위권을 지키는 데 집중할 필요는 없다. 현실적으로 +18승에서 수치를 낮출 수는 있지만 작년 첫 5연패와는 달리 이제 시즌 반환점을 막 돌아선 상태이니 그만큼 반등의 기회도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이 남아있다. 결국, 이 난국을 헤쳐가야 할 이만수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이 감독의 리더십에 따라 SK가 이번 연패를 끊은 뒤 상위권 조준과 중위권 추락 사이에서 나아갈 노선이 결정될 전망이다.
[SK 선수단(위)과 이만수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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