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롯데와 SK의 이해득실은 어떻게 될까.
5일 부산 롯데-SK전이 오후 6시 32분에 극적으로 우천 취소됐다. 잠실, 목동, 광주 경기가 일찌감치 취소된 가운데 부산 경기는 그대로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부산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비가 내렸으나 뚝 그쳤고, 이후 하늘이 맑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후 5시 30분경 먹구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6시가 넘자 세차게 비가 내려 우천 취소가 선언됐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나머지 3개 구장이 다 취소돼 부산 경기만 열리게 됐다”는 기자들의 말에 “뭐 우리도 쉬면 나쁠 게 없지”라고 말했지만, 경기를 하든, 하지 않든 큰 지장이 없다는 뉘앙스가 강했다. 사실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모두 내준 롯데는 부산에서 SK에 2연승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힘든 경기가 예상됐지만, 예상 외로 손쉽게 승리했다.
양 감독은 이날 팔꿈치가 썩 좋지 않은 강민호를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삼성과의 대결이 중요하니까”라는 게 이유였다. 이미 SK에 2연승을 거뒀으니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미 포커스를 삼성전에 두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운명의 1,2위 맞대결을 앞두고 하루 푹 쉬게 됐으니 롯데로선 나쁠 게 없다. 더구나 롯데는 잔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가 많다. 전날 수비하다 어깨를 다친 조성환이 1군에서 제외된 가운데 강민호는 물론이고 홍성흔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 하루라도 쉬면 한 숨을 돌릴 수 있다.
선발 로테이션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양 감독은 이용훈의 1군 말소 이후 6일 삼성과의 첫 경기 선발로 누구를 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그러나 이날 선발 송승준이 등판하지 않게 돼 6일 삼성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로 넘어갔다. 대신 7일엔 유먼, 8일엔 고원준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5연패로 분위기가 바닥으로 가라앉은 SK도 우천 취소가 반갑기만 하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 직전 나머지 3개 구장 경기가 취소됐다는 기자들의 말에 “뭐, 우리 선수들이 주인공 될 수 있겠네”라고 미소를 띄었지만, 내심 한 경기라도 취소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가득해 보였다. 더구나 이날 선발 박정배가 송승준에게 매치업상으로는 다소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
또한, SK는 사직 원정을 지나면 6일부터는 대전으로 넘어가서 한화를 만난다. 한화 역시 8연패에 빠져 있어 독이 올라있지만, SK 입장에선 아무래도 롯데보다는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연패 탈출을 노리는 게 수월할 수 있다. 올 시즌 상대전적서도 SK는 롯데에 4승 7패로 밀렸지만, 한화에 8승 1패로 일방적인 우세다.
다만, SK는 고민이 있다. 한화와의 3연전서 나올 선발 투수들이 마땅치 않다는 것. 고민 끝에 이 감독은 6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그대로 박정배를 내세웠다. 대신 이날 우천 취소가 결정되기 전 미리 대전으로 보냈던 제춘모는 7일에, 그리고 8일에는 윤희상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1군에 복귀한 송은범은 당분간 불펜으로 나선다. 반면 한화는 이날 목동에서 박찬호가 나서지 못하게 돼 6일 선발로 나서고, 심지어 에이스 류현진이 SK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 선발 매치업만 보면 한화전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 그러나 SK로서도 최소한의 휴식과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이날 취소가 싫지 않은 분위기다.
[SK,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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