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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대국민 오디션 ‘슈퍼스타K’, 독특한 일반인들이 매주 화제를 낳고 있는 ‘화성인 바이러스’, 김꽃두레를 배출한 ‘코미디 빅리그’
요즘 대한민국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런데 이들 프로그램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케이블 채널’이라는 것.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시청자들은 옥상에 달린 안테나를 통해 KBS, MBC, SBS, EBS의 채널만 시청할 수 있었다.(일부 지역에 따라 AFKN, 현 AFN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1995년 케이블 TV가 출범하면서 이런 방송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게 된다.
케이블 TV는 1995년 기존 지역 TV의 재송신을 중심으로 산간 벽지 및 대도시 전파 사각지대의 난시청해결을 위해 도입됐다.
이를 위해 방송 중계권자인 SO가 출범했고, 동시에 방송을 제작하는 PP가 파생됐다. PP의 출범은 기존 방송매체 확장과 함께 ‘채널의 풍요성’을 도모해 이뤄졌고 초반 20여개 채널이 안방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초창기 CATV는 수익성과 콘텐츠 제작 부분에서 한계를 겪으면서 고전했다. 하지만 2000년 초반 지상파 드라마 및 예능의 재송출, 영화와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채널의 도입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고 지상파 3사도 자사 계열의 케이블 채널을 만들어 드라마의 재송출을 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들어 CATV는 급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급성장은 CATV의 출범 이유인 ‘채널의 풍요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영화, 드라마, 어린이 3대 장르에 시청률이 집중되기 시작했고, 케이블 PP들 또한 ‘잘 팔리는 장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반면 문화채널 점유율은 1.9%에 불과해 채널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1995년 출범기 이후 2000년 초반을 도입기로 본다면 2000년대 중반은 CATV의 중흥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덩치는 커졌지만 콘텐츠의 다양성을 들자면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2006년 ‘색다른 TV’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tvN이 출범하면서 CATV시장은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모기업인 CJ의 금전적인 지원을 앞세운 tvN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콘텐츠 생산에 나섰다.
tvN은 자본을 바탕으로 한 자체제작에 나서면서 ‘막돼먹은 영애씨’, ‘롤러코스터’, ‘택시’, ‘화성인 바이러스’ 등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같은 tvN발 자체제작 붐은 한때 전 케이블 PP로 불기 시작했고 다양한 콘텐츠들이 CATV를 통해 제작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대박을 치면서 자체제작 시장은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기존 SD에서 HD로 전환되기 시작한 케이블 자체제작은 퀄리티 면에서 지상파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초기 적자를 면치 못하고 2000년 초반 지상파 재전송에 집중하던 CATV는 2009년 자체 제작 비중을 높이면서 양적질적 규모 향상을 도모했다. 그렇게 안정기에 접어들 것 같던 한국의 CATV시장은 2011년 말 종합편성채널의 출범으로 새로운 파국을 맞고 있다.
출범 17년째를 맞은 CATV시장은 이제 안방극장의 한 콘텐츠 생산자로 자리를 잡았고, 그 파급력 또한 지상파의 그것에 뒤지지 않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시청자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골라서 볼 수 있다는 면에서 도입 이유인 ‘콘텐츠의 다양성’ 또한 갖췄다.
2000년대 중반 ‘또 재방송이네’, ‘지상파에서 볼 것이 없으면 본다’라는 비아냥을 듣던 CATV는 그들만의 특화된 콘텐츠를 도입하면서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채널로 인정받고 있다. 그야말로 시청자들은 ‘오늘은 뭘 볼까?’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대다.
[사진 = 한국의 대표적인 MPP인 CJ E&M, 티캐스트, CU미디어]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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