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감독한테 아부 좀 해봐라.”
8일 부산 사직구장. 1,2위를 달리는 롯데와 삼성 덕아웃은 활기가 넘쳤다. 삼성 박석민이 기자들에게 커피를 대접했기 때문이다. 박석민은 지난 3일 KBO가 한국야쿠르트의 후원으로 시상하는 6월 MVP로 선정됐다. 그는 6월 24경기서 타율 0.388 8홈런 23타점 20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최근 다소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6월 삼성 대반격을 이끌었다.
이런 박석민이 투표를 한 기자들에게 커피를 돌렸다. 맞은편 덕아웃의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 소식을 듣고 “그래?”라고 반색하더니 “박석민이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착하다. 가끔 사람들을 웃기기도 하는데, 그래도 보기 좋다. 수비가 많이 늘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석민은 양 감독에게도 커피를 대접하는 걸 잊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은 마침 박석민이 커피를 마시고 있는 기자들 사이를 지나는 모습을 보고서 “감독한테 아부 좀 해봐라”라고 괜히 핀잔을 줬지만, 표정에는 흐뭇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작 박석민은 “잘 마시겠다”라는 기자들의 인사에 “아닙니다”라고 총총 걸음으로 라커룸에 들어가자 기자들은 또 한번 웃음을 터트렸다.
박석민은 MVP를 수상하며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그 중 250만원은 모교에 야구기금으로 내고 나머지 250만원 중을 활용해 감사의 표시를 한 것이다. 사실 여기에 이것저것 지인들에게 한 턱을 내고 세금도 떼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건 많지 않다. 선수 입장에선 선수단에는 한 턱을 쏘기도 하지만, 취재 기자들에게까지 이런 호의를 베푸는 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날 현장 기자들은 박석민의 실력에 이어 성의에 또 한번 감동했다. 기자들은 “마음씨가 참 예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석민은 커피를 내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얻었으니 결과적으로 자신도 이득을 봤다.
[덕아웃을 훈훈하게 만든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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