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오재일(26)이 넥센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새로운 팀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든든한 후원군이 있어 반갑다. 구리리틀야구단에서 인연이 시작돼 인창중학교까지 이어진 1년 선배 윤석민(27)과 프로 무대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두산 베어스는 9일 넥센 히어로즈와 외야수 이성열을 내주고 내야수 오재일을 영입하는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를 맞바꿔 당장 각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만으로 오재일을 영입하고 이미 검증된 이성열을 포기한 두산이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오재일에게 이번 트레이드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
두산에는 중학교 시절까지 함께 야구를 해왔던 1년 선배 윤석민이 지원군으로 있기 때문이다. 오재일의 이적으로 두산은 가까운 선후배 관계인 좌우쌍포 기대주를 갖추게 됐다. 1루수 내야 포지션이 겹치는 두 사람은 때로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팀워크로,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통한 자극제로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오재일은 2005년 현대 시절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으로 입단해 김시진 감독으로부터 '좌타 거포 유망주'로 믿음을 샀다. 하지만 2009년부터 백업 1루수로 뛰며 기회를 노리던 중 지난해 LG에서 트레이드된 박병호의 그늘에 가렸다. 주로 지명타자나 대타로 통산 183경기에 출장해 타율 .185 6홈런 41타점을 기록하며 데뷔 8년차인 현재까지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올시즌에는 개막전에서 팀의 첫 홈런을 터뜨리며 2연전 동안 9타수 5안타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 하기도 했지만 이후 54경기 동안 타율 .170 4홈런 17타점에 그쳐 눈에 띄는 활약은 드물었다.
두산은 최준석, 이원석, 오재원 등 내야수들이 내년부터 줄줄이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반면, 현재 경찰청 소속인 외야수 민병헌, 박건우, 오현근이 내년에 복귀할 예정이다. 두산의 이런 팀 사정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트레이드가 오재일에게는 분명 새로운 기회다. 타율이 낮은 것은 정확성이 떨어지기보다는 변화구에 대한 약점 때문이다. 순간적인 판단력이 좋아 수비에도 강하다. 오재일이 단점을 보완하고 윤석민과 함께 '유망주'가 아닌 진정한 '거포'로 거듭날 지 기대해 볼 만 하다.
[두산의 좌우쌍포 기대주 오재일(왼쪽)-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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