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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무열 대신 최다니엘이 영화 'AM 11:00'에 합류했다.
김무열은 영화 '은교' 이후 'AM 11:00' 출연을 결정했다. 의상 피팅까지 끝마쳤지만 끝내 출연은 불발됐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진지 19일 만의 일이다.
하차 소식이 전해진 뒤 이틀만인 10일에는 캐스팅 당시 물망에 올랐던 최다니엘의 합류소식이 전해졌다. 기존 배우의 출연포기와 새로운 배우의 합류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김무열 소속사 측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사 ㈜파레토웍스에서 'AM 11:00' 주연배우를 교체하고 싶다고 희망해왔다. 계약상으로는 하차의 사유가 없으나 영화사의 요구를 그냥 조건 없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때론 '회자가 되는 것' 만으로도 '함께 가기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기도 한다는 걸 이해한다"는 글이 게재됐다.
김무열은 지난달 21일 감사원의 '병역비리 근절대책 추진실태' 감사 결과가 공개되며 병역면제 의혹에 휩싸였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무열은 지난 2001년 현역입영 대상인 2급 판정을 받았지만 2007년 5월부터 2009년 12월 사이 공무원채용시험 응시, 직업훈련원 재원 등의 이유로 입영기일을 연기했다. 이 기간 동안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3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어 2009년 12월 입영연기기일 한도가 만료돼 현역입영통지를 받자 2010년 1월 질병으로 인한 병역처분변경원을 신청했고, 병무청으로 부터 거부당하자 다시 생계유지곤란 사유로 병역 감면을 신청해 병역을 면제 받았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생계유지곤란으로 병역면제를 받았던 김무열이 3억여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점, 응시하지도 않은 공무원채용시험을 이유로 들어 입영기일을 연기했다는 점 등이다.
김무열 소속사 측은 당일 즉각 해명에 나섰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보고서 내용은 사실이라 인정했다. 하지만 2002년 김무열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 지속적으로 병원을 출입, 실질적 가장 역할을 해왔으며 2008년 아버지의 암 선고 후 병원비 지출 외 생계를 위한 빚이 발생했고 유일한 수입원인 그가 군대를 갈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익이 비정기적으로 발생했지만 빚을 청산하기 위해 지출됐고 이후로도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을 계속해왔으며 고의적인 병역 기피는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김무열의 과거는 낱낱이 밝혀졌다. 소속사 여준영 대표가 김무열의 과거사를 전하며 "이런 개인사를 공개적으로 얘기해야하는 상황에 큰 슬픔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실제 이후 벌어진 일들은 참담했다. 김무열이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왔다는 판자집까지 공개됐다. 꼭 김무열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굳이 내보이고 싶지 않았던 과거들이 속속들이 공개되는데 괴롭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이런 상황에서 영화 'AM 11:00' 측은 김무열의 하차를 요청했다. 김무열의 병역면제 의혹이 불거지자 제작사 파레토웍스와 투자배급사 CJ E&M, 'AM 11:00'의 김현석 감독, 김무열 소속사가 모여 회의를 했고 하차라는 결론이 났다.
영화 관계자는 "프리프로덕션을 오랫동안 하며 서로 잘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이번 사태가 커지면서 3주에 걸쳐 협의를 했다. 김무열 씨를 믿고 있는 건 맞지만, 병무청 조사 결과 군대에 가게 될 상황이 된다면 영화 촬영 중간 배우가 바뀌게 된다. 그때 더 큰 리스크가 생기게 돼 배우 교체를 결정하게 됐다"며 "크랭크인을 2주 늦췄다. 개봉일자 등을 생각했을 때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작사와 투자배급사, 감독의 입장 또한 공감가는 부분이다. 촬영 중 만에 하나 김무열의 군입대 상황을 직면한다면 'AM 11:00'가 막대한 손해를 입을 것이 뻔하다. 크랭크인이 2주 늦춰진 상황에서 아직 실시되지도 않는 병무청 조사만 넋 놓고 바라보기에 무리가 있는 건 당연하다.
김무열의 하차는 누구에게도 선뜻 잘잘못을 물을 수 없는 일이다. 억대의 수입을 올렸지만 집안 형편 탓에 살림이 궁핍했던 김무열에게도, 함께 가기로 결정했지만 영화 스케줄과 제작비 때문에 더 이상 기다려줄 수 없는 'AM 11:00'도 각자 나름대로의 입장이 있다.
여준영 대표는 김무열의 영화 하차가 이슈화되기 전일인 8일 트위터에 "'조사後'가 아니라 '조사前'에 미리 형벌이 시작되는 재판이 있다. 영화 'AM11:00' 측이 주연배우 교체를 희망해왔다. 열심히 준비해온 작품이라 많이 아쉽지만 조건 없이 '하차' 하기로 했다.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도록 진심으로 응원하다"는 글을 남겼다.
아직 병역면제 의혹과 관련해 병무청의 조사도 받지 않은 김무열과 주연 배우 교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AM11:00'. "'조사後'가 아니라 '조사前'에 미리 형벌이 시작되는 재판이 있다"던 여준영 대표의 말이 현재 김무열의 상황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지 않을까.
[배우 김무열(위)과 영화 '은교' 스틸컷.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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