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K리그 ‘최다득점’ 전북과 ‘최소실점’ 서울의 빅 매치는 승자 없이 끝났다.
전북과 서울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0라운드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답게 시종일관 서울을 몰아쳤지만 에닝요가 두 차례 크로스바를 강타하는 불운 속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리그 연승 기록도 ‘9경기’서 멈춰 섰다. 서울은 고비였던 전북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기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최근 리그 10경기서 34골을 폭발시킨 전북은 가동자원을 총동원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이동국이 원톱에 섰고 에닝요, 루이스, 서상민이 2선에 포진했다. 중원에선 김정우와 정훈이 경기를 조율했다. 수비는 전광환, 임유환, 심우연, 박원재가 맡았고 골문은 최은성 골키퍼가 지켰다.
변화는 없었다. 정성훈, 드로겟, 김정우가 가벼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공격 축구를 앞세운 전북의 닥공 스타일은, 리그 ‘2위’ 서울전에서도 그대로 발동됐다. 이흥실 감독대행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3월 패배도 있고, 홈경기라서 공격 일변도로 밀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정팀 서울은 좀처럼 보기 힘든 ‘수비 전술’을 들고 나왔다. 데얀의 빈자리는 정조국이 메웠고 하대성, 몰리나, 최태욱이 2선에서 배치됐다. 중원에선 한태유와 최현태가 4백 수비를 보호했다. 수비에선 고요한, 김진규, 아디, 현영민이 발을 맞췄다. 골문에는 김용대 골키퍼가 섰다.
최용수 감독은 기존의 공격적인 4-3-3 시스템이 아닌,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한 4-2-3-1 형태를 유지했다. 전북 공격진의 스위칭에 대비해 철저히 지역 방어를 택했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전북은 전반전 득점수가 29골이나 된다. 시간이 지나면 조급함을 드러낼 것으로 판단해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뒤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수비적으로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솔직히 매번 공격 축구를 할 순 없다. 때로는 전략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경기는 상당히 만족스럽다”며 전북을 상대로 수비적이 전술이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양 팀 감독의 발언대로 경기는 전북의 ‘공격’과 서울의 ‘역습’으로 진행됐다. 전북은 공격시 전방 4인방을 포함해 측면 수비수인 전광환, 박원재까지 공격에 가담하는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시도했다. 반면 서울은 수비시에 원톱 정조국을 제외한 전원이 대형을 유지한 채 전북의 공격을 차단했다.
이흥실 대행은 후반에 김상식과 정훈을 불러들이고 이승현과 김정우를 잇달아 투입하며 승점 3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승현을 통해 측면에 스피드를 더했고 김정우로 하여금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게 했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정조국 대신 발 빠른 강정훈과 박희도를 투입해 역습에 속도를 더했다.
양 팀 감독의 변화는 경기를 더욱 빠르게 만들었다. 전북은 에닝요가 후반 24분 수비수 3명을 제친 뒤 일대일 찬스를 맞이했으나 김용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종반에도 루이스의 오른발 슈팅과 에닝요의 크로스성 슈팅이 크로스바를 때렸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반면 서울은 몇 차례 역습을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슈팅은 골문을 빗나갔다.
결국 K리그 45골로 경기당 2골 이상을 뽑아내고 있는 전북과 15실점으로 경기당 1골 이상을 내주지 않았던 서울의 경기는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전북은 지난 3월 서울 원정 패배에 대한 복수를 노렸지만 실패했고, 서울 역시 전북과 비기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창과 방패의 경기는 그렇게 무승부로 끝났다.
[무승부로 끝난 전북과 서울의 빅매치.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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