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간절하면 이뤄진다고 했나. SK가 8연패를 끊어냈다.
SK는 12일 문학 넥센전서 10-2로 완승하며 6월 28일 대구 삼성전 패배 이후 보름만에 1승을 따냈다. SK는 이날 경기 전 이만수 감독이 덕아웃 인터뷰를 정중하게 사양하며 극도로 스트레스에 빠져 있다는 게 포착됐다. 경기전 연습 후에는 선수들을 둥글게 모아놓고 미팅을 가지기도 했다.
또한, 그간 3루 작전과 수석 코치를 겸임시키던 이광근 수석 코치를 덕아웃으로 불러들이는 대신 한혁수 주루, 수비 코치를 3루 작전 코치로 내세우는 변화도 줬다. 이 수석에게 이만수 감독 보좌만을 신경 쓰게 해 벤치의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여기까진 벤치가 할 수 있는 액션.
경기가 시작되자 SK 선수들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SK는 안타를 곧잘 치면서도 득점권 상황에서 안타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1회말 2사 이후 안타와 볼넷이 나왔고, 박정권은 허벅지를 맞고도 씩씩하게 1루로 걸어나갔다. 이후 김강민의 2타점 우중간 적시타로 모처럼 주도권을 잡았다.
여기에 이만수 감독은 선발 송은범이 4회 2사까지 퍼팩트 피칭을 했음에도 5회 들어 3안타를 맞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소나기로 경기가 중단되자 과감히 엄정욱을 내세웠다. 송은범이 승리 요건을 갖추는 데는 단 1개의 아웃카운트만 남았으나 이 감독은 8연패를 끊기 위해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시도했다. 엄정욱은 비록 1실점했지만 이 감독의 결연한 의지는 분명히 느껴졌다.
그러자 선수들이 또 한번 힘을 냈다. 6회초 엄정욱이 장기영에게 불의의 솔로포를 맞았지만, 돌아선 6회말 이호준이 넥센 선발 김병현의 139km짜리 직구를 밀어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투런포를 작렬했다.
넥센이 김병현을 내리고 장효훈을 내세우자 더욱 넥센을 거세게 몰아쳤다. 박정권이 9구 접전 끝 볼넷을 골랐고, 바뀐 투수 장효훈을 상대로 김강민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냈다. 임훈은 우전안타로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전에 없던 집중력이었다.
이 감독은 대타 조인성을 내보냈고, 조인성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고, 후속 최윤석이 좌익수 왼쪽으로 흐르는 2타점 2루타를 쳐냈다. 계속해서 김성현이 볼넷을 골랐고, 최정이 이보근을 상대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6회에만 6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SK는 이에 그치지 않고 8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박정권의 2타점 적시타로 6월 10일 인천 삼성전 11점 이후 32일만에 두 자리수 득점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10안타 10볼넷으로 10득점. 마운드도 엄정욱이 1실점했으나 이재영, 제춘모, 정우람이 다 1실점도 하지 않는 계투를 선보였다.
결국 SK는 8연패를 끊었다. 곳곳에서 연패 탈출에 대한 결연한 의지가 보였고, 오랜만에 벤치와 선수들의 하모니가 빛난 한 판이었다.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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