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150km대의 빠른 직구는 분명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단조로운 투구패턴은 수 싸움이 되지 않았고,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급격히 구위가 떨어졌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투수 션 헨은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국내 첫 선발 등판 시험대에 올랐다. 마운드 쇄신을 위한 한화의 반전 카드였다. 하지만 결과는 3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 3회에만 3실점을 내주고 그대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화는 지난 6일 송진우 투수코치를 1군에 올려 마운드 쇄신을 도모했다. 한대화 감독은 송진우 코치와 상의 끝에 그동안 불펜에서 활약했던 션 헨의 선발 전환을 결정했다. 이로써 션 헨은 부진에 빠져 있던 양훈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날 션 헨은 초반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구석구석에 꽂으며 두산의 타자를 압도하는 듯 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1회초 4구째 바깥쪽 꽉찬 직구로 김현수를 스탠딩 삼진 처리하며 구위를 뽐냈다. 하지만 이내 후속타자 김동주의 끈질긴 커트에 공 10개를 소모하며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2회 이원석과 윤석민을 상대로 2개의 탈삼진을 추가해 다시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만으로는 어려웠다. 3회부터 션 헨의 직구 타이밍을 잡은 두산 타선은 오히려 직구를 노리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3회 션 헨은 슬라이더마저 제구가 되지 않아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재호에게 풀카운트까지 몰린 션 헨은 치기 좋은 직구를 던졌고, 이는 우중간 적시타로 이어졌다. 이종욱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허경민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김현수에게 던진 5구째 낮은 직구는 1, 2루 간을 가르는 2타점 역전타로 이어졌다.
결국 단점으로 지적되던 단조로운 투구패턴을 극복하지 못했다. 3회부터 투구수 40개가 넘어가자 직구 구속도 150km대에서 140km대 중후반으로 떨어졌고, 제구마저 흔들렸다.
앞서 올시즌 계투 등판한 12경기에서도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었다. 평균자책점 7.71로 승패 없이 1홀드를 기록했다. 11⅔이닝 동안 16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볼넷 4개와 폭투 3개를 던졌다. 홈런 2개 포함해 안타를 18개나 허용해 피안타율(0.367)과 이닝당 출루허용률(1.89)이 높았다.
션 헨의 선발 경험은 2010년이 마지막이었고, 국내 첫 선발 등판인 만큼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하위 한화에게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 결국 한대화 감독의 마운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외국인투수 션 헨. 사진 출처 = 한화 이글스 제공]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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