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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수영은 경영 종목에서 따낸 금메달 하나와 은메달 하나가 역대 올림픽에 참가하며 따낸 메달의 전부다. 그 2개의 메달은 모두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린보이' 박태환(23·SK 텔레콤)의 손이 터치패드를 찍으며 만든 것이다.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영법보다 신체조건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자유형에서 동양인이 올림픽을 제패한 것은 큰 충격이다. 국내에서조차 박태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메달을 따내며 역사를 썼다.
이번 올림픽도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박태환 뿐이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때와 같이 세 종목(자유형 200m·400m·1500m)에 출전한다. 400m 디펜딩 챔피언인 박태환은 400m 2연패와 함께 200m 정상까지 노리며 국내 수영 사상 첫 2관왕에 도전한다.
400m는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전망이 가장 밝다. 지난해 상하이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홈 이점을 가진 쑨양(중국)을 제치고 400m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당시 기록한 3분 42초 04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당시 기록(3분 41초 86)과도 큰 차이가 없다.
200m는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불참을 결정하면서 금메달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박태환은 4년 전 200m에서 펠프스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방심하기는 이르다. 펠프스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부침을 겪으며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고, 200m에는 펠프스 못지 않은 강자들이 있다. 200m 세계선수권자 라이언 록티(미국)와 세계신기록 보유자 파울 비더만(독일) 야닉 아넬(프랑스) 등은 박태환이 넘어서야 할 높은 벽이다. 박태환은 록티가 우승한 상하이 세계선수권 200m 경기에서 4위에 그쳤다.
1500m는 박태환의 전략종목은 아니다. 하지만 결선을 기준으로 400m가 7월 29일(이하 한국시각), 200m가 31일에 열리고 1500m 경기는 8월 4일에 있기 때문에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400m와 200m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3일 후 1500m에도 전력투구가 가능하다.
박태환의 1500m 기록은 14분 47초 38로 중국의 쑨양에 이은 올해 2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1500m에서도 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변수는 400m와 200m 성적이다. 앞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1500m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부담감이 가중된다면 1500m에서 조급한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도 생긴다.
세 종목에 출전한 박태환은 현재 좋은 컨디션을 유지 중이다. 박태환은 지난 5월 멜제이젝 인터내셔널과 6월 산타클라라 그랑프리에 각각 4종목 출전해 금 6개와 은 2개를 거머쥐며 쾌조의 감각을 보이고 있다. 마무리 훈련 성과에 따라 2관왕 혹은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한편 박태환은 타 종목의 결과에 따라 한국 선수단 전체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7월 28일에 있을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진종오 출전)과 양궁 남자 단체전, 29일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남현희 출전)에서 금메달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박태환의 역영이 한국에 첫 금메달을 가져다줄 금빛 물살이 될 수 있다.
[지난 6월 국내에서 가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환한 웃음을 띄고 있는 박태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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