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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포르투나 뒤셀도르프는 올시즌 15년만에 1부리그로 복귀하며 다시금 중앙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2부리그 3위를 차지하며 1부리그 16위를 차지한 헤르타 베를린과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힘들게 승격을 확정지은 만큼 기쁨은 더 클 수밖에 없는 뒤셀도르프다. 특히 홈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일부 홈관중들의 소요 사태로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으며 재경기가 논의되는 등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결국 천신만고 끝에 승격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뒤셀도르프는 올시즌 셀틱 글래스고에서 차두리가 합류함으로써 국내 팬들에게도 관심이 큰 구단이다. 뒤셀도르프는 차두리의 아버지인 차범근이 활약한 레버쿠젠과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워 차두리로서는 고향이나 다름없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거의 대부분의 승격팀들이 그렇듯 뒤셀도르프의 올시즌 최대 목표 역시 1부리그 잔류다. 1부와 2부리그 사이를 자주 오가는 팀들의 최대 목표가 잔류일 정도임을 감안하면 15년만에 1부리그로 복귀한 뒤셀도르프의 최대 목표는 당연히 잔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뒤셀도르프의 잔류는 현실적으로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이긴 했지만 팀내 득점 포인트 1위부터 3위까지를 차지했던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다. 사샤 뢰슬러, 막시밀리안 바이스터, 토마스 브뢰커 등이 그들이다. 여기에 수비진의 중심을 이뤘던 아사니 루키미아 역시 베르더 브레멘으로 이적해 수비진 역시 공백이 크다. 9골을 기록하며 골 넣은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옌스 랑에네케가 건재하지만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인데다 1부리그 경력이 전무해 1부리그에서의 기대감은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비교적 안정되게 골문을 지켜왔던 마히엘 라타이차크 골키퍼와는 연장 계약을 맺지 않으면서 방출시켰고 1부리그 경험을 가진 비교적 안정적인 전력으로 분류되던 사샤 둠과 라니슬라프 요바노비치 등도 방출을 결정한 상태다. 11명의 선수들이 이적, 방출됐거나 혹은 이적을 앞두고 있는 상태로 사실상 올시즌 팀의 간판은 물론 전체적인 팀 스쿼드가 바뀌게 될 뒤셀도르프인 셈이다.
나가는 선수가 있으면 당연히 들어오는 선수가 있는 법. 차두리는 올시즌 뒤셀도르프가 영입한 선수들 중 단연 대어급에 속한다. 그밖에 지난 시즌 구자철과 같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었던 악셀 벨링하우젠 그리고 차두리가 SC 프라이부르크에사 뛰던 시절 잠시 함께 뛰기도 했던 슈테판 라이징어 등이 올시즌 새롭게 뒤셀도르프에 합류했다.
하지만 영입한 선수들이 곧바로 올시즌 팀 전력에 동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MSV 두이스부르크로부터 영입한 중앙 수비수 브루노 소아레스의 경우 2부리그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선수지만 1부리그 경험이 전무해 루키미아의 공백을 잘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며 라타이차크 골키퍼의 방출로 새롭게 합류한 전 레버쿠젠 소속 파비안 기에퍼 역시 실전 경험이 크게 떨어져 걱정스럽다. 지난 시즌 넘버 2 골키퍼를 맡았던 로베르트 알메어 역시 부상으로 오랜 기간 휴식을 취했던 만큼 골문 역시 불안하다.
난도 라파엘, 라이징어 등과 같은 공격수들이나 벨링하우젠 등은 1부리그 경험을 두루 갖춘 선수들이지만 이들은 이미 지난 시즌 몸담았던 팀에서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자원으로 분류되며 뒤셀도르프에 합류한 만큼 이들이 제 2의 기회를 얼만큼 잘 살릴 수 있을 지도 의문스럽다. 총 16명의 새로운 선수들이 현재까지 뒤셀도르프에 합류한 상태지만 1부리그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이 대부분인 만큼 뒤셀도르프의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재정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목된다. 팀 단장인 볼프 베르너는 “자유 계약 선수들 중 좋은 선수들을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말하며 적은 금액으로 1부리그에서 활약할 만한 선수들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2012-13 시즌 뒤셀도르프가 가용할 수 있는 총 예선은 1500만 유로 정도다. 바이에른 뮌헨이나 샬케 04 같은 팀이라면 단 한 선수의 영입을 위해 쓸 수 있는 이적료 수준에 지나지 않는 돈이지만 뒤셀도르프는 이 자금으로 1년을 버텨야 한다. 함께 1부리그로 향한 그로이터 퓌르트 역시 비슷한 수준이며 SC 프라이부르크와 아우크스부르크 등도 비슷한 예산으로 잔류를 확정지은 바 있다. 결코 잔류가 불가능하진 않음을 보여주는 예도 없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잔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력 보강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적료를 들여 선수를 영입할 경우 그 돈을 메우기 위해 기존 선수를 방출해 해당 선수의 연봉으로 이적료를 만들어야 하는 입장이다. 그만큼 선수 영입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뒤셀도르프로서는 첫 시즌을 잘 넘긴다면 쌓이게 될 중계권료나 늘어날 스폰서 수입 등으로 1부리그에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올시즌 잔류에 성공하느냐가 향후 뒤셀도르프의 1부리그 롱런을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지난 시즌 비슷한 상황의 아우크스부르크는 잔류에 성공했다. 뒤셀도르프는 지난 시즌의 아우크스부르크와 비교해 크게 나을 것도 없지만 절대 떨어지는 전력도 아니다. 잔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결코 쉽진 않아 보이지만 결코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 뒤셀도르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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