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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연일 화제를 모으는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 속 풍자의 비결은 연극판에서?
'SNL코리아'는 지상파에서는 보기 힘든 19금과 병맛 유머외에도 여의도 텔레토비로 상징되는 정치를 향한 날카로운 풍자가 있다.
특히 이번 시즌2는 지난 시즌1보다 더욱 강력해져 그 힘을 발휘했다. 장진 감독은 고정 코너 '위켄드 업데이트'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의 이슈를 날카롭게 짚어냈다. 시청자들은 매번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괜찮냐"는 반응을 보였고, 회를 거듭할 수록 풍자의 강도도 높아졌다. 특기할만한 점은 정치인들이 이런 'SNL코리아2'를 외면하기 보다 적극적으로 출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2에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 등 정치권 인사들이 특별출연해 '셀프 디스'에 동참하기도 했다.
한주간의 정치 뉴스를 정리한 '여의도 텔레토비'는 색깔별로 각 정당을 상징하며 날카로우면서도 재치있는 구성으로 꾸며졌고 방송 직후 온라인에 업로드된 동영상은 매회 하루만에 조회수가 2만건이 넘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각종 콩트에도 풍자가 재치있게 녹아들어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속시원한 웃음을 자아냈다.
장진 감독의 이 같은 속 시원한 현실풍자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은 결코 아니다. 'SNL코리아'의 연출자이자 영화감독이면서 동시에 대학로에서 오랜시간 연극 연출을 맡아온 장진 감독은 일찍부터 관객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풍자에 일가견이 있는 연출자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장진의 연극 '허탕' 역시 날카로운 풍자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허탕'은 지상 최대 럭셔리 7성급 감옥을 배경으로 고참 죄수와 이제 막 들어온 신참 죄수, 미스터리 여자 죄수의 기막힌 동거를 그린 작품이다. 호화스러운 감옥에서 감옥 밖보다 안락한 생활을 하는 고참 죄수를 보며 혼란을 느끼는 신참 죄수. 어디에 갇혀있는지 왜 갇혀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현실에 안주하는 인간상을 그린 이 작품은 불편한 진실을 묵인하고 그저 몸 편한 곳에서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들의 모습을 꼬집어내는 작품이다.
고전 햄릿을 재해석한 '리턴 투 햄릿'(2011)은 '허탕'에 비해 장진의 풍자보다는 코믹이 더욱 강조된 작품이긴 하지만, 연극의 마당놀이화라는 신선한 포맷 속에 연극계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관객들에게 폭로하는 작품이다.
이처럼 장진 특유의 날카로운 풍자 정신은 연극판에서 갈고 닦아 지금의 'SNL코리아'를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코믹적인 색채가 더욱 강했던 장진 감독은 그의 연극과 'SNL코리아2'를 통해 풍자의 1인자라는 새로운 수식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위켄드 업데이트의 고경표(왼)와 장진 감독. 사진=tvN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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