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맛비가 시작되면서 지난주 정규시즌은 24경기 중 단 13경기만 진행됐다. 팀별로는 두산이 가장 많은 5경기를 치렀고, 롯데와 KIA는 단 2경기만 치렀다. 확실히 지난주 각 팀은 불규칙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경기 감각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장맛비 후유증이 예사롭지 않다.
▲ 스윙 무뎌진 타자들, 밸런스 흔들린 투수들
롯데는 8일 부산 삼성전을 치른 뒤 이동일인 9일에 이어 10일과 11일 연이어 장맛비로 광주 KIA전을 치르지 못했다. 12일 롯데는 4일만에 치른 경기서 KIA에 1-5로 완패했는데, 안타를 7개나 치고도 적시타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다음날인 13일 부산에서 치른 한화전서도 5회까지 5안타 1득점에 그쳤다. 확실히 타자들의 스윙이 날카롭게 돌아가지 못했다.
타자들은 주 6일 경기 패턴에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4일만에 1경기를 치른 뒤 이튿날 겨우 5회만 치르는 데 그쳤다. 밥 먹듯이 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왜 갑자기 타격감을 잃어버릴까 싶지만, 꾸준히 140km를 상회하는 투수의 공을 직접 치는 것과 베팅볼 투수, 프리배팅 기계 등에 의해 타격 훈련을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직구, 변화구 대처 모두 분명히 이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투수들은 장마철이 되면 한번쯤 힘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때론 장맛비로 하루쯤 쉬어가는 게 보약이다. 반대로 너무 오래 쉬는 건 독약이다. 선발 투수들은 정해진 5~6일 로테이션 속에서 롱 토스, 하프 피칭, 중, 장거리 러닝 등 정해진 패턴대로 움직이지 못할 경우 투구 밸런스가 흔들린다. 차라리 한 턴 거르는 경우라면 그에 걸맞게 쉴 수 있는데, 지난주 KIA 윤석민의 경우 무려 세 차례나 선발 예고됐다가 15일 대구 삼성전서 1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등판 일에 맞춰 자꾸 몸이 긴장을 하다 보니 투구밸런스가 흔들렸다.
불펜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15일 대구 삼성-KIA전은 무려 22안타가 나왔다. 타자들은 의외로 곧잘 안타를 때렸지만, 사실 투수들이 대부분 불안했다. 삼성의 경우 불펜 투수들이 특히 그랬다. 5일만에 등판한 안지만은 불안한 모습으로 1이닝 1실점한 뒤 강판됐다. 투구 밸런스가 깨져 평소보다 직구의 묵직함이 덜했다. 감독들이 1주일에 불펜 투수를 2~3차례 실전 등판을 시키려고 하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래야, 꾸준히 감각을 유지하면서 체력 안배가 되기 때문이다.
▲ 장맛비 후유증, 9구단 체제에선 1년 내내 따라다닌다
내년부터 NC가 1군에 합류해 9구단 체제가 시작된다. 최근 KBO 이사회에서 선수협의회에 올 시즌 후 10구단 창단 테스크포스팀을 만든다고 약속했지만 10구단 체제 개막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1~2시즌은 9구단 체제가 유지될 것이다.
KBO도 내년 시즌 일정 짜기에 돌입했다. 어쩔 수 없이 3연전 한 턴을 통째로 쉬는 팀이 나온다. 팀별로 3연전 한 턴을 거르는 횟수를 최대한 균등하게 배분하겠지만, 원치 않는 원정 9연전을 치르는 상황도 발생하는 등 이동거리에서 불이익을 보는 팀이 분명히 나올 전망이다. 9구단 체제 하에선 어쩔 수 없다.
따지고 보면, 최근 장맛비로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한 현상이 내년 9구단 체제에선 1년 내내 발생할 수도 있다. 확실히 지난주 장맛비로 경기가 드문드문 진행되면서 경기의 질은 다소 떨어졌다. 감독들이 9구단 체제에서 경기 감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내년부턴 1년 내내 한 팀씩 돌아가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9구단 체제에선 주기적으로 월요일 포함 4일 휴식을 하는 팀이 나오면서 선발로테이션이 무너질 것이고, 구원 투수들과 타자들의 경기 감각도 때때로 무뎌질 것이다. 또한, 팀당 경기수가 133경기서 128경기로 줄어들면서 선수들은 투타 누적 기록에서 손해를 볼 것이다. 그럴 경우 피해는 선수들과 팬 모두에게 돌아간다. 장맛비 시즌의 후유증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비오는 문학 구장(위), 비를 피하는 삼성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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