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홈런만 눈에 띄는 건 아니다.
올 시즌 삼성 이승엽이 9년만에 국내에 복귀하자마자 주변의 관심을 모은 부분은 바로 자신의 한일통산기록이다. 한일통산 18년차를 맞이한 이승엽은 17일 현재 499홈런으로 한일통산 500홈런에 1홈런만을 남겨뒀다. 국내에서 친 홈런만 계산하면 340개로 장종훈과 동률을 이뤄 양준혁의 351홈런에 11개 차로 다가섰는데, 일본통산기록을 합칠 경우 국내에서 이승엽보다 홈런을 많이 친 선수는 찾을 수 없다.
기본적으로 이승엽의 한일통산기록은 어디에서든 공인 받지 못한다. 그래도 그의 한일통산기록의 의미가 퇴색될 이유는 없다. 한국보다 한 수 높은 일본무대에서 8년을 뛰고 얻은 결과물과 국내 무대의 기록들을 더할 경우 그보다 나은 기록을 얻은 한국 선수는 많지 않다.
실제 한국에서만 뛴 선수 중 이승엽의 한일통산기록보다 나은 기록을 올린 선수는 양준혁 정도다. 비록 이승엽이 일본 말년에 2군을 전전했지만 그는 일본 무대에서 797경기서 2668타수 686안타(2루타 138, 3루타 8), 타율 0.257, 159홈런 439타점 661삼진을 기록했다. 이 역시 그동안 일본을 거쳐간 한국인 타자 누적 성적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나아가 17일 현재 그의 한일통산기록을 계산해보면 2014경기서 7168타수 2066안타 447 2루타 30 2루타 499홈런 1443타점 1545탈삼진이다. 500홈런은 메이저리그에서도 25명, 일본에서 8명만이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기록이다. 한일통산기록이라 공인 받지는 못하지만, 어디에서 뛰더라도 근처에조차 가기 힘든 대기록이다.
홈런 아닌 다른 분야의 한일통산기록도 수준급이다. 우선 2014경기 출장은 한국에서만 온전히 뛴 선수도 고작 5명이 기록했고 현역 선수 중 그보다 앞선 기록의 선수는 박경완(2035경기)뿐이다. 7168타수도 한국으로만 치면 양준혁에 이어 2위이고, 2066안타 역시 양준혁에 이어 2위다. 447 2루타도 양준혁에 이어 2위이고, 1443타점은 1위 양준혁의 1389타점을 뛰어넘은 상태다.
한국이 아닌 일본 기록을 더한 것이라 순위 통계의 의미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타격 누적 기록은 양준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만약이란 건 부질없지만, 이승엽이 한국에서 계속 뛰었을 경우 양준혁과 통산 기록에서 좀 더 접전을 펼쳤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럴 경우 양준혁이나 다른 선수들의 분발로 타격 통산 기록 자체가 좀더 풍성해질 수도 있었다. 결국 이승엽은 지난 18년간 단순히 홈런만 많이 친 게 아니었다.
앞으로 이승엽의 한일통산기록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국내에도 그의 한일통산기록은 참고 자료로만 남겠지만, 그 조차도 다른 타자들이 감히 넘볼 수 없는 전설의 반열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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