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최악의 조건을 이겨낸 11승이다.
삼성 장원삼이 왜 올 시즌 최고 좌완 투수 중 한명인지 다시 한번 확인됐다. 10일 잠실 LG전 이후 8일만에 등판했음에도, 심지어 대전에 경기 초반 비가 흩뿌리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10개의 안타를 맞는 등 분명 최상의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실점을 최소로 막아내며 팀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장원삼은 18일 대전 한화전서 5⅓이닝 10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시즌 11승(3패)째를 따내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고, 현역 최고 투수 류현진과의 맞대결서도 판정승하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삼성도 장원삼의 호투 덕분에 5연승을 내달렸다.
1회말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시작한 장원삼은 2회 김태균에게 안타를 맞은 뒤 장성호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후속 이대수에게 9구 접전 끝 좌전안타를 내줬으나 고동진을 6구째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에는 빗속에서 1사 후 강동우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2사 1루 상황에서 이여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아 불의의 1실점을 했다. 4회에는 김태균, 이대수, 고동진에게 단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야수들이 8점을 그의 어깨에 얹어준 상황이었지만, 대량실점을 할 경우 경기 향방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장원삼은 침착했다. 정범모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강동우에겐 4구째에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5회에도 이여상, 김태균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장성호와 7구째 접전 끝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6회 들어 확실히 힘이 빠지긴 했다. 이대수에게 볼 2개를 먼저 던지더니 안타를 맞았고, 고동진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제구가 흔들렸다. 후속 신경현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김희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15개의 볼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장원삼은 5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졌다. 한 이닝당 20개의 공을 던졌으니 적은 투구 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5회까지 스트라이크가 무려 72개나 됐다. 최상의 컨디션은 분명 아니었지만, 철저하게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어야 할 타이밍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범타가 필요할 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사용해 범타를 유도했다. 빗 속에서 한화 타자들이 성급한 타격을 하려고 하자 차분하게 인터벌 템포를 달리 가져가며 타이밍을 뺏는 모습도 선보였다.
경기 후 장원삼은 "타자들이 잘 쳐줘서 편하게 던졌다. 경기 초반에는 비가 많이 와서 빨리 승부하려다 보니까 안타를 많이 맞았다. 최근 잘 던지는 이유는 마음 먹은 대로 제구가 잘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최고구속 145km 포함 직구 58개, 134km 포함 슬라이더 36개, 129km 포함 체인지업 19개, 좋지 않은 주변 환경, 8일만의 등판에서 오는 컨디션 난조 등 최악의 상황에서 혼신의 역투를 펼친 장원삼이었다. 그 대가는 시즌 11승이다. 그가 왜 삼성 에이스인지 여실히 증명된 한판이었다.
[11승을 따내며 전반기를 마친 장원삼. 사진= 대전 곽경훈 기자. kph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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