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우천 취소가 팀의 '에이스'에게는 독이 됐다.
시즌 일정의 절반 이상을 달려온 시기에 비로 인한 경기 취소는 달콤한 '휴식'이 될 수도 있다.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이거나 잔부상에 시달리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선발 투수들에게 불규칙한 일정은 분명 '독'이었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은 18일 대전 삼성전에서 홈런 두 개를 얻어맞으며 2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데뷔 후 최다실점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대전 SK전 이후 등판 일정이 우천 취소로 번번이 미뤄지면서 열흘 만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류현진은 1회에만 강봉규의 삼점포 포함, 5피안타 2볼넷을 허용하며 대거 6점을 내줬다. 이어 2회에도 진갑용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류현진은 3회 선두타자 조동찬에게 중월 솔로포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우천 취소로 등판 예정일이 잇달아 연기된 것이 독이 된 셈이다. 당초 류현진의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은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연이은 우천 취소로 14일에서 15일로, 그리고 15일에서 다시 18일로 미뤄졌다.
선발 투수는 등판 일정에 맞춰 규칙적인 패턴으로 웨이트와 러닝, 불펜 피칭 등의 훈련을 소화하기 때문에 불규칙한 일정이 투구 밸런스에 영향을 끼친다. 차라리 로테이션 한 차례를 거르는 경우라면 리듬을 이어갈 수 있지만 하루 이틀 밀리다 보면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앞서 윤석민(KIA) 역시 비슷한 경우였다. 윤석민은 지난 10일 광주 롯데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10일과 11일 경기가 모두 우천 취소되면서 13일로 등판이 미뤄졌다. 게다가 13일마저 비가 내려 결국 15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했다. 경기 준비에 차질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윤석민은 이날 1⅓이닝 만에 5피안타(1피홈런) 1볼넷으로 4점을 내주고 조기 강판됐다.
윤석민과 같은날 상대팀 선발로 등판한 삼성 탈보트도 전날 경기가 취소되면서 하루 늦게 마운드에 올랐다. 탈보트는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지만 볼넷 6개를 던지며 2⅔이닝 3실점을 기록, 윤석민과 나란히 부진했다.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둔 가운데 각 팀 감독들 입장에서 에이스 투수를 최대한 기용하고자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결과는 의도한 것과 달리 '에이스'들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한화 류현진과 KIA 윤석민(위 사진)-두산 니퍼트와 삼성 탈보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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