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LG 트윈스가 기나긴 7연패 뒤 SK 와이번스를 만나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6월 6연패 때도 SK를 만나 연패를 탈출하고 2연승을 거둔 것과 닮은꼴 행보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3연전은 전반기를 마감하는 시리즈라는 점이다. 올스타 브레이크라는 다소 긴 휴식점이 있지만 어쨌든 한 시기의 마무리는 다음 과정을 시작하는 시점의 분위기까지 결정하기 마련이다.
LG는 그 마무리를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에게 맡겼다. 주키치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19일 잠실 SK전 선발로 나선다. 17일 경기에서 선발 김광삼에 이어 2이닝을 던진 주키치로서는 하루만 쉬고 선발로 나서게 된 것.
주키치에게 이런 경험은 낯설지 않다. 지난해까지 LG를 이끈 박종훈 감독은 주키치는 물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와 박현준에게도 구원등판을 지시한 뒤 다시 선발 등판케 했었다. 일반적으로 선발투수가 등판 이틀 전에 갖는 불펜 투구를 실전 등판으로 대체시키는 방식으로, 팀 사정에 따라 불가피할 경우 고려해볼 수 있는 마운드 운용법이기도 하다.
이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한시적인 조치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다. 불펜과 실전 마운드의 부담감과 피로도는 차원이 다르다. 에이스급 투수를 불펜에서 가동하고도 경기를 내준다면 팀 전체가 심리적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하지만 LG는 17일 경기에서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 주키치가 2이닝을 잘 막은 후 팀이 승리했고, 주키치가 인터뷰에서 팀에 헌신하겠다는 뜻을 나타내면서 좋은 분위기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여기서 주키치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선발로 나서 호투하고 SK전 스윕을 달성한다면 후반기에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선수단 전체에 퍼지기가 한결 수월하다. LG는 두 번의 긴 연패에 빠졌지만 아직 4위 넥센과의 승차는 단 5게임에 불과하다. 중위권 팀들과의 맞대결에서 후반기 5할 이상의 승부를 한다면 8월에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정도의 차이다.
단 모든 것은 주키치의 어깨에 달려 있다. 에이스가 스스로를 희생한 결과가 좋다면 에이스의 헌신에 팀 전체가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주키치 카드가 실패할 경우 심신에 상처가 겹친다. 주키치의 어깨는 소모되고, 에이스를 내고도 패한 팀은 자신감을 잃기 쉽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키치의 19일 선발 등판을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팀이 고른 일반적인 선택지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하기는 힘들다. LG는 8연패를 끊고 2연승을 거둔 분위기를 걸고 전반기 남은 1경기에 '올인'을 선언했다. 이 올인의 결과에 따라 후반기의 분위기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LG 입장에서 19일 경기는 1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다.
[비장한 표정의 주키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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