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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도둑들'에는 10년만에 '엽기적인 그녀'를 능가할 대표작을 찾은 전지현보다 더 큰 수혜자가 있다. 바로 김해숙(57).
국민엄마로 오랜시간 브라운관에서 사랑받아온 김해숙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로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깊이있는 연기를 선보여온 김해숙은 '도둑들'에서는 타고난 연기력으로 상대방을 속이는데 전문인 연륜의 연기파 도둑, 씹던껌 역을 맡았다.
캐릭터의 이름부터 파격적이다. 씹던 껌이라니. 말 그대로 씹던껌으로 도둑질을 하는 그녀의 캐릭터는 전지현, 그리고 김혜수의 예니콜과 팹시 이상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지만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영화 속 씹던껌과 첸(임달화)의 로맨스는 가장 아름다우면서 서정적이다. 멜로가 장기가 아니라는 최동훈 감독은 결과적으로 영화 속 작은 멜로를 맵시있게 완성해냈다.
최동훈 감독은 19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 영화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은 빠르게 흘러가는 장르 영화의 스토리 속에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을 조금씩 넣는 것이었다"며 "욕망도 있지만 개인적인 열망도 있으니, 그런 것을 많이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씹던껌과 첸은 50대 후반으로 설정했다. 그런 나이에도 다 사랑을 한다. 특히 씹던껌은 '평생 이짓을 했는데 돈도 사람도 남지 않고 주변엔 죄다 도둑놈이니, 이 남자가 내 인생의 변화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를 보면 씹던껌만 본인이 다가가서 키스를 한다. 마치 덮치듯이"이라며 웃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많이 표현되지 않았지만 첸과 씹던껌의 멜로가 나도 좋았다. 나는 사람들이 씹던껌에게 연민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무엇보다 김해숙 선생님은 좋은 배우다. 연기를 30년을 했는데 여전히 호기심이 많고 소녀같다. 저희 제작자인 안수현 PD가 '박쥐'를 했었는데 김해숙 선생님이 그 작품에서 쓰러져서 눈만으로 하는 연기를 했다. 그 전에 '내 배우 인생에 이런 걸 언제 해보냐'며 너무 좋아하셨단 이야기를 듣고 반했다. 그 뒤로 만나서 커피 마시고 수다 떨면서 '꼭 이분과 해야지' 하다가 한게 씹던 껌이었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녀. 영화 속에서는 중국 도둑들의 리더이자 남자 중에 남자 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언제나 그러했듯 관객의 마음도 정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숙이 연기한 씹던껌 캐릭터 포스터. 사진 = 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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